재수없으면 120살까지 산다
요즘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말이 있다. 그것도 유병장수로. 어릴 적엔 오래 사는 게 복이라고 배웠다.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붙었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그저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라 믿었다. 하지만 나이를 조금씩 먹고, 주변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하나둘씩 들으며 이 문장은 점점 무겁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오래 사는 게 복이 아니라 고통일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점점 더 자주 마주한다.
트레이너로서 현장에서 수많은 몸을 만난다. 그리고 늘 느낀다. 몸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허리 통증도, 어깨 통증도, 평소엔 '별거 아닌' 불편함처럼 느껴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터진다. “그냥 참고 지냈는데, 갑자기 못 걷겠더라고요.”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팔이 안 올라가요.” 이런 말들을 너무나 자주 듣는다. 서서히 쌓인 통증이 어느 순간 삶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그때야 묻는다. “왜 진작에 내 몸을 챙기지 않았을까?”
건강은 갑자기 무너지는 게 아니라, 조용히 서서히 무너진다. 그리고 그 무너짐을 막을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아주 작은 일상의 선택들이다. 아침에 물 한 잔을 마시는 것,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 야식을 줄이고 일찍 잠드는 것, 스트레칭 5분을 실천하는 것. 이 평범하고 사소한 습관들이 결국은 병원 침대 위가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니다. 생존이다. 멋지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프지 않고 살기 위해서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하루 10분의 움직임이 10년을 바꾸고, 지금의 선택이 미래의 병원비를 결정한다. 운동이 사치였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병들고 나서 시작하면 늦는 시대다. 몸은 결국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고, 그 그릇이 망가지면 아무리 좋은 것들을 담으려 해도 의미가 없다.
오래 사는 게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 질문 앞에 오늘도 내 몸을 움직인다. 살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
'무병단수(無病短壽)'보다 '유병장수(有病長壽)'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