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기념일

특별한 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by 시절청춘

생일, 결혼기념일 등 우리는 많은 날들을 기념일로 삼습니다.


제게는 여러 기념일 중에서도 생일이 가장 각별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제 생일을 제대로 챙기기 시작한 건 30대 중반부터였습니다.


저는 음력으로 생일을 지냈는데, 어머니 생일 이틀 전에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늘 “내 생일 이틀 전이 네 생일”이라고 기억하셨고, 자연스럽게 음력 30일이 제 생일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음력 30일은 매년 있는 날이 아니었고, 2년에 한 번 정도만 돌아오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어떤 해는 29일, 어떤 해는 30일로 번갈아가며 생일을 챙겨야 했습니다.



결혼 후 사주를 보다가 제가 태어난 해에는 음력 30일이 아예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 여쭤보니 “내 생일 이틀 전이고, 달의 마지막 날이라 그냥 그렇게 챙겨줬다”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저는 제 생일날에 맞춰 생일상을 받지 못한 날이 많았던 겁니다.


지금은 정확한 날짜에 맞춰 따뜻한 생일상을 받고 있습니다.



결혼기념일은 사실 잘 챙기지 않았습니다.


혼인신고부터 하고 살았기에, 결혼기념일을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죠.


그렇다고 혼인신고일을 기념일로 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늦게나마 결혼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제가 일방적으로 챙기는 편이지만요.


그때마다 아내는 늘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선물인데, 나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어이없기도 하지만 그냥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죠.



생각해 보면, 특정 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은 참 좋습니다.


그날의 소중한 기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념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금전적인 것으로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값비싼 선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맞춤 선물’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 마음이 담긴 작은 행동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념일을 기억하는 마음 자체가 이미 소중히 여긴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기념일의 가치는 선물의 종류가 아니라, 기억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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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구글 이마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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