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리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수고였다

감사 ―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선물이었다

by 시절청춘

늘 내 곁을 지켜주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가족들. 동고동락하는 직장 동료와 지인들.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편안한 집과 나의 손때 묻은 물건들.

내 삶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직장.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해주는 나의 건강한 신체.
숨 쉴 수 있는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내어주는 자연,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눈을 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해 준 평범하고도 찬란한 하루까지.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저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며 살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기에, 그 안에 담긴 고마움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 것이죠.

혼자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임을 알면서도, 정작 내가 누리고 있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자는 "내 돈과 능력을 써서 누리는 것인데 굳이 감사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고 능력이 뛰어나다 한들, 누군가의 수고와 도움이 없다면 우리가 이토록 편안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일상의 아주 작은 것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려 합니다.
감사란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에게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또 그 인사를 기분 좋게 돌려받는 것.

그것만으로도 하루를 여는 훌륭한 감사가 됩니다.

이기주의가 팽배해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른다지만, 같은 공간을 나누는 사람에게 먼저 고개를 숙인다고 손해 볼 일은 없으니까요.

나이가 많든 적든, 어른이든 아이든, 먼저 용기 내어 인사를 건네는 그 작은 마음이 곧 감사의 시작입니다.

사실 부끄럽게도, 저 역시 한때는 감사함을 전혀 모르고 살았습니다.
과거에 저는 제가 상급자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이유가 오로지 '내가 똑똑하고 잘나서'라고 착각했습니다.

내가 워낙 뛰어나니 사람들이 알아서 부탁을 하고 머리를 숙인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오산이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획과 지식을 내놓아도, 그것을 알아봐 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행동으로 따라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저는 결코 그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뼈저린 진실을 깨달은 건 부서를 다른 지역으로 옮겼을 때였습니다.

낯선 곳에서는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당장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도 않았고, 새로운 방식이라며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받기 일쑤였습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타인의 존재'가 얼마나 눈물 나게 감사한 일인지를요.


한때 직장에서 전화를 받을 때 첫인사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먼저 하도록 지시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아쉬운 것도 아니고, 다들 나한테 부탁하려고 전화하는 건데 왜 내가 먼저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여야 하지?'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감사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면서 제 생각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누군가 내게 전화를 걸어준다는 사실, 그 자체가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곧 내가 이 조직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증명이었으니까요.

만약 제게 아무런 가치나 능력이 없었다면, 제 책상 위의 전화기는 하루 종일 단 한 번도 울리지 않는 먹통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를 찾아주고, 나를 반겨주는 모든 사람. 그리고 내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이 모든 일상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이 귀한 하루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내가 누리는 이 모든 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온 마음을 다해 감사히 지내겠습니다.



책상 위를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나의 쓸모'를 증명하는 기적이듯, 내가 누리는 모든 당연한 것들은 세상이 내게 보낸 눈부신 선물이다.


《김동률 - 감사》

https://youtu.be/OHJle2J3RTA?si=pOh4R3MzAmQUl5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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