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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와 찌꾸

동화

by 인산

부비는 예쁜 여자아이예요. 엄마 심부름도 잘해요. 엄마가 말해요.


“이모한테 과일 가져다줄래?”


바구니에 빨간 사과, 노란 귤, 커다란 배가 담겨 있어요.


이모네에 가려면 언덕을 넘어야 해요. 언덕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요. 소나무도 있고 철쭉도 있어요. 언덕을 오르는데 작고 노란 새 인형이 누워 있어요.


“어머나 혼자 누워 있네. 불쌍하다.”


부비는 새 인형을 가슴에 꼬옥 안았어요.


“어휴 숨 막혀! 그렇게 꼭 안으면 어떡하니?”


새 인형이 말했어요.


“와! 너 말하는구나? 난 부비야. 넌?”

“난 찌꾸.”

“왜 혼자 누워 있어?”

“버림받았어.”

“그렇구나. 걱정 마. 이젠 내가 돌봐줄게.”

“처음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난 그렇지 않아. 두고 보면 알 거야.”

“넌 예쁘기도 하지만 착하기도 하구나.”


부비와 찌꾸는 친구가 되었어요.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천둥소리가 났어요.


“어떡하지? 비가 오려나 봐. 우산도 없는데.”


후드득후드득 비가 오기 시작해요.


“짠!”


찌꾸는 노란 우산이 되었어요.


“와! 너 요정이구나.”

“응 착한 아이한테는.”

“야 신난다. 비가 내려도 걱정 없겠다.”


비는 금방 그쳤어요.


부비는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소나무들이 잎을 떨며 속삭이더니 갑자기 바람이 멎고 하늘도 조용해졌어요.


그 순간

쿵... 쿵... 쿵...


숲 속 한복판에 커다란 그림자가 일어섰어요. 소나무 하나가 꿈틀꿈틀 몸을 일으키며, 무시무시한 눈과 이빨이 생겼어요.


“크으으으... 얘들아...!”


부비는 깜짝 놀라 찌꾸를 품에 안고 물러섰어요.


“어머나... 누구세요?”

“난, 이 숲의 주인... 둥치다. 날 얕보지 마라. 난 뭐든 될 수 있단 말이다! 뭐든지.”


둥치는 자신을 더 크게 보이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으르렁거렸어요.


“기분 나쁜 애들은 전부 삼켜버리지! 그거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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