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 세상 살아갈 때에
멱살 잡지 않는다면
두 팔 자르련만
발길질 않는다면
두 다리 자르련만
수정 같이 맑을 수 있다면
지갑 통째로 버리고
두 눈 뽑고
혀, 코, 귀 자르고
성기도 자르련만
온전한 몸뚱이로
깨끗해질 수 없다면
모든 살 떼어내고
오로지 가슴뼈만 남겨
이 세상 가득 품고 싶어라
<곰팡이 빵(정인어린이 7)> 출간작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꽃밭 가꾸듯 글을 씁니다. 재미있는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