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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by 매너티연


작년 하반기 ‘우울이 나를 집어삼킬 때’라는 에세이를 교보문고 바로출판을 통해서 정식 출판을 하였다. 그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생겨 정식으로 살아온 경험과 생각들을 사람들에게 글로 공유하고자 브런치를 시작하였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한 달도 안돼 높았던 자신감은 자취를 감추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브런치'라는 사이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일기형식으로 쓰는 블로그 느낌의 사이트로 평가했었다. 하지만 직접 글을 발행하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보니 그런 류의 단순히 블로그 사이트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실제 책을 출판하신 많은 작가님들이 여기서 책을 출간하고, 매주 글을 연재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계신다. 엄청난 필력을 가진 작가님들의 글이 하루에 셀 수 없이 발행되는데 그러한 값진 글들과 비교되어 자신감을 점점 잃어갔다. 뛰어난 작가들의 글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반면 본인이 쓴 글과 비교가 돼 '과연 내가 글을 써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위축되었다.


‘표현력을 높이고 필력을 기른 다음에 그때 다시 브런치를 시작할까?’

‘조잡하고, 어색한 문장이 조롱거리가 되진 않을까?’

‘혹여나 이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것 아닐까..’


막연한 두려움이 매번 글을 쓰는 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조잘댄다.


질척거리는 두려움 때문에 글쓰기를 포기할 뻔했다. 매일 이러한 두려움이 목표하는 길을 주저하게 한다.

'글을 쓰는 게 맞을까? 이렇게 쓰면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까? 평가하고 조롱하지 않을까?'

머릿속 두려움들은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


그냥 해보자

떠드는 소리를 음소거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내 글이 어떤 평가를 받아도 어리숙하고 부족한 오늘의 나 또한 내 일부분이기에 받아들이려 한다. 그저 내가 가진 색으로 칠한 글로 과거에 쓰러졌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닿게 하기 위해 글 한자 쓸 수 있음에, 쓸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매일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 귀에 속삭이는 글을 쓰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첫 번째 루틴이 되었다.



—매너티 연


사진: UnsplashMike Tin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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