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디톡스 2주 차

몸과 마음이 알려주는 신호 (1)

by 매너티연


몸과 마음이 알려주는 신호 (1)


2주 차가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시작이 수월했고, 작심삼일을 넘기면 습관이 이렇게나 쉽게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을 착각하게 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파민 과잉 분비된 자는 디톡스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디톡스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남편과 밖에서 산책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주말 오후 남편과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함께 근처 하천에서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날씨도 좋고 주말인데 이참에 예쁜 카페를 가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까 또는 배는 고프지 않지만 달달한 군것질을 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와 한껏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밖을 나간 것은 단지 소화를 위한 걷기 운동을 위해서였고 집 주변엔 예쁜 카페가 없고 맛집이라곤 없어서 그냥 집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부푼 마음이 바람 빠져 쪼그라든 풍선처럼 힘 없이 무기력해졌습니다. 마음은 급속도로 우울해졌고 집에 들어와 우울해진 마음이 급기야 무기력감으로 번졌습니다. 아무런 일도 아니었지만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좌절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급기야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까지 번졌습니다. 내면에선 '내 인생은 여전히 재미가 없어, 최악이야.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어'라는 밑바닥에 있던 좌절감까지 기어 나왔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적 널뛰기 정도로 본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너무 감정이 밑바닥까지 치달았습니다. 여성이 한 달에 한번 일어나는 주기에서 일어나는 돌풍 같은 감정 변화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감정 변화를 도파민 디톡스 부작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기대감으로 인해 도파민이 급속도로 분비되었지만 도파민 분비와는 거리가 먼 행동들로 인해 더욱 좌절감을 느꼈던 것입니다. 밖에 나가서 즐거움을 느끼려던 행동에 반하는 결과를 얻으니 행복감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한 우울감, 무기력감이 나온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지'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평소에 정상적인 패턴으로 살지 않은 사람의 호르몬 등락으로는 가볍게 넘길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도파민 디톡스 부작용은 이러한 문제가 있음을 일깨워주었고,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었구나를 인식시켜 주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부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디톡스 과정 중에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전에 잘못된 습관으로 형성된 신체적 문제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건강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이후입니다. 음식을 먹고 누워서 숏츠 보기를 일상으로 하던 날과 잠시 거리를 두고 건강한 음식들을 삼시 세끼 먹고 평소 먹던 밥의 양을 줄이면서 식단 조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했던 점은 양을 줄여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점심 12시 즈음 먹은 음식이 저녁 6시까지 소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상적으로 보면 오후 12시에 밥 한 공기와 김치, 계란을 먹으면 보통 오후 4~5시 빠르면 3시 반쯤 서서히 배가 고파졌었는데도 말입니다.


젊은 나이에 소화가 되지 않는 건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위로 구글링을 합니다. 어떤 질환이든 무작위로 검색하여 나와 맞는 증상이 있는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였습니다만, 딱히 증세가 비슷한 질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능성 질환까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찾아본 결과 겪고 있는 증상은 위의 기능적 문제로 발생하는 '위 하수', '위 무력증'과 비슷했습니다.


'위 하수'는 위장이 아래로 심하게 처진 증상이며 기능정 위장 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점이 비슷했고, '위 무력증'은 위 운동 능력이 떨어져 잘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하여 합리적 의심을 해봅니다. 그러나 두 증상 각기 다른 원인이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판단하여 둘 중 어떤 것이라도 문제점은 확실히 짚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음식을 먹은 직후 바로 누우면 결국 위장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식중에 물을 마신다거나, 구부려 앉는 습관과 더불어 운동 부족은 이러한 기능성 질환이 생기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디톡스 트래커에 새로운 습관을 다시 추가해야만 했습니다. 도파민 디톡스 일주일차에서도 먹고 눕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었죠.


1월 디톡스 트래커


정확히 2주 차에 추가한 것은 아니지만 먹고 눕는 것은 삼시 세끼를 적용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트래커를 새로 만들어서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식단을 하기 위해 전날 음식을 미리 계획하는 습관도 추가하였습니다. 또한 식중 그리고 먹은 직후 바로 마시는 물이 소화를 방해한다는 요인으로 하나 추가하였습니다. 이 부분도 추후에 삼시 세끼를 고려해야 해서 다른 트래커에 메모하게 됩니다. 이렇게 고쳐야 할 습관까지 합치면 하루에 꽤나 신경 쓰일 일들이 많아집니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라 비록 근심걱정이 많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달입니다. 문제들이 드러나는 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숙제이니 말입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정상적인 생활 패턴으로 유지하니 비로소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하루하루 할 일들을 설정하고 약속한 습관을 거듭해서 지키면 중간에 어기거나 중단되고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안 돼!
지금 너무 조급한 것 같아
과거에 생긴 문제점들을 먼저 짚고 고쳐야 해.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해!

습관이 형성되어 갈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내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었는지, 지속 가능한지, 몸과 마음에게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때때로 조급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몸이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빨리 외국어 잘해서 인정받아야지'

'이 습관이 유지되면 살이 금방 감량되겠지.. 빨리 감량하게 습관을 더 촘촘하게 계획해야겠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사실상 습관 형성은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습관형성에서 놓쳤던 부분은 항상 이러한 부분들이었습니다. 나와 맞지 않은 루틴을 이어가고, 힘들지만 명분에 의해 억지로 이어나가는 등 필요 없는 것에 힘을 기울인 나머지 폭싹 무너지기 일쑤였습니다. 만약 소화 불량을 인지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습관을 지켜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문제와 함께 습관을 이어나갔다면 결국 위장질환이 더욱 악화되어 루틴이니 뭐니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에도 버거웠을 것입니다.


도파민 디톡스 2주 차는 루틴의 중단과 실패의 정점이었습니다. 소화가 되지 않아 저녁을 굶게 되면서 배달음식이 당기게 되었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니 단것들이 당기고 다시 휴대폰을 잡고 아무 생각 없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몸을 돌아보니 이런 지연과 실패는 내 몸과 마음에 맞게 습관을 재고하기 위한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 이러한 무너짐의 과정이 습관 유지의 근육을 키워주는 과정임을 알게 된 도파민 디톡스 2주 차입니다.



__매너티 연


사진: Unsplash의 Abbie B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