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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 앞에서

by 글쓰는호랭이


투명한 비닐커튼 너머 일렬로 누운 사과
바알 간 처녀 볼짝으로 좌판 위에 누워있다

포도 알맹이는 손 끝에서 송알송알
햇살을 머금은 보랏빛 물방울

귤껍질 갈라 보면
노란 반달 한 조각

무게를 다는 주인과 값을 깎는 손님
저울의 눈금 사이로 잠깐의 실랑이가,

작은 언쟁은 미소가 되고 땀방울 하나
마알갛게 가을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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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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