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인생의 경영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덕목
p.68~83
『손자병법』, 글항아리, 손자 지음, 김원중 옮김
손자는 병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먼저 제반 비용을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고 했는데, 특히 경제적 비용은 백성들의 생활과 직결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관중(管仲)은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안다.”라고 했으며, 맹자도 먹고 입는 것이 해결되어야 인(仁)을 논할 수 있다고 했다. 경제는 인간에게 그만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준비 끝에 전쟁을 시작했다면 오래 끌지 말고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했는데, 심지어 ‘졸속(拙速)’이라는 단어를 통해 다소 어설프더라도 빨리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용병(用兵)의 폐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장수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며, 손자는 “용병의 해로움을 이루 다 알지 못하는 자는 용병의 이로움도 이루 다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리더들은 전쟁의 잔혹함과 전쟁으로 인해 국민과 국가가 떠안는 고통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리더들이 이것만 한번 더 생각해도 전쟁을 함부로 입에 올리거나 심지어 단행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이다. 리더는 결정하는 자이기도 하지만, 손자가 ‘사명(司命)’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생계에서 목숨까지 책임지는 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파장을 충분히 생각하고, 자신의 공명심(功名心)이 아니라 사람들의 안녕을 책임지기 위해 일해야 한다.
또한 졸속(拙速)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일단 사전에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면 질질 끌며 결정을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결행하여 어느 정도 끝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완벽한 준비와 시기는 오지 않으며, 지구전이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듯 오래 기다리고 끌수록 스트레스와 의지박약을 초래하고 물리적 비용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사마법』 「정작」 편의 ‘규정을 줄인다’는 뜻인 ‘약법(略法)’이라는 말로도 설명된다. 무릇 망설임과 고민은 고통의 시간만 더 늘릴 뿐이다. 이에 대해 손자는 “전쟁은 승리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오래 끄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라고 했다. 일 처리도 이와 같아야 한다. 일을 할 때는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비용은 철저하게 현지 조달로 충당하라고 했는데, 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로 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상대방에게 최대한 전가하라는 의미이다. 한편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비용이 올라가면 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조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 최대한 승부를 보기 위해 노력하다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때는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학적 의사결정의 기본인 매몰 비용의 오류와도 비슷하다. 매몰 비용은 의사결정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렇지 못해 틀린 결정을 계속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정관정요』 「정벌」 편에서 “앞으로 나갈 줄은 알지만 물러날 줄은 모르고, 생존은 알지만 사망은 모르며, 얻는 것은 알지만 잃는 것은 모른다.”라며 정벌 전쟁의 폐단을 지적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