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그녀 앞에선, 모든 게 어설펐다

- 오늘 나는, 계산하지 않는다 -

by Woo seo

그런데도—

지금도,

그녀만 생각난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드디어 그녀와 식사를,

그리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집으로 돌아왔다.

소파에 앉아

그녀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런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 왜 이러지?”


그때,

동석이 생각났다.

전화를 걸었다.

“야, 동석아.”

그리고 상황을 설명했다.

“… 내가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까?”

동석은 정적 끝에 외쳤다.

“야 이 미친놈아.
네 입에서 그 말이 나올 줄이야.
말이 되냐? 준혁이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 그렇지?
나도 지금 뭐가 뭔지 모르겠어.”

나는 말했다.

“일단… 연락은 해야지.”

동석의 응원을 받으며

나는 그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처음 보낸 메시지는 이랬다.

“안녕하세요. 아까 그 사람입니다.”
“… 아니야. 이상해.”

지웠다.

다시 썼다.

또 지웠다.

몇 번을 반복하고,

결국 이렇게 보냈다.


“아까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입니다.”

그 한 문장 보내는 데,

무슨 5억 투자 결정보다 더 고민했다.


5분 뒤,

답장이 왔다.

“아, 네. 안녕하세요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이번 주 토요일 저녁 식사 어떠세요?”
“좋습니다”

이제는 내가 보낼 차례였다.

“제가 알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저녁 6시 괜찮으실까요?
그리고 혹시 편의점 근처에 계시다면,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토요일 6시에 레스토랑으로 갈게요 ”

그날 이후,

나는 토요일이 오기만을

절실하게 기다렸다.


하루하루가 길었다.

루틴에 일부러 더 집중했다.

러닝, 주식, 미팅, 운동, 코인.

최대한 바쁘게 살았다.


그런데도,

시간은 미치도록 천천히 갔다.


토요일. 드디어 그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러닝을 하고,

피부 관리숍으로 향했다.


“저 오늘 저녁,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어요.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하며 마사지를 받는 나 자신이

웃기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백화점으로 향했다.

정장? 캐주얼?

“아 미치겠네…”

한참을 고민하다

댄디룩으로 깔끔하게 세팅.


그리고 미용실.

“저 오늘 저녁, 정말 중요해요.
4시 30분쯤 다시 올게요.”

집에 돌아와

새 옷을 입고

향수를 뿌렸다.


다시 미용실.

스타일링 받고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5시 30분.

이제 30분 남았다.

물을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심장은 요동쳤고,

시간은 너무 느리게 흘렀다.


5시 55분.

문이 열렸다.


그녀였다.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최준혁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저는 이지수입니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왔다.


지수 씨가 말했다.

“레스토랑은 자주 안 와봐서요…
추천해 주시면 좋겠어요!”


“고기 좋아하시나요?”
“네!”
“그럼 A코스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네, 좋아요”

주문을 하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본능처럼 분석하려 들었다.

… 그런데

아무것도 읽히지 않았다.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

나는 아무 말이나 꺼냈다.


“… 이쁘세요.”

스스로...

준혁아 정신 나간 거 아니야?


그녀는 당황한 듯

웃으며 말했다.

“…네? 아… 감사합니다.”

나는 황급히 덧붙였다.

“아, 그러니까 그게…
혹시나 오해하실까 봐…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원래 이런 사람도 아닌데…
지수 씨를 만나고 나서
이상해졌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 착합니다.”

말도 안 되는 두서.

순서도 없고,

그냥 아무 말이나 나왔다.


그런데 그녀는

빵 터졌다.

“하하하, 네!
준혁 씨는 착한 사람!
알겠습니다”


얼굴이 터질 듯 부끄러웠다.


음식이 나왔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입맛에… 맞으세요?”
“네! 맛있어요 :)”
“혹시 와인 드셔보시겠어요?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는데요.”
“좋아요.”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

함께 마셨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너무 행복하다…”


식사를 마치고

지수가 말했다.


“2차는 제가 커피 살게요!
정말 맛있는 카페가 있어요”

나는 0.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네!!!”


그녀가 추천한 카페에 도착했다.

드립 커피를 주문했고,

커피가 나왔다.

한 모금 마셨다.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이 커피가 맛있는 건지

그녀와 함께여서 맛있는 건지

도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녀가 질문을 하였다.

“커피 맛 어떠세요!?”

나는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지수 씨! 너무 맛있습니다!”

난 다급한 목소리로

“헉!!
커피가 정말 맛있다는 겁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그녀는 웃으면서

“변태”
“농담입니다. 오해 안 합니다. 준혁시는 착한 사람이니깐요! ”


그리고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수 씨는…
어떤 취미가 있으세요?”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 저요?”

그리고 이어진 대답에

나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