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읽을 수 없는 그녀,
놓치면 안 되는 그녀

- 마음은 계산이 아닌 마음으로 -

by Woo seo

“지수 씨는…

어떤 취미가 있으세요?”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 저요?”


그리고 이어진 대답에,

나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누드모델이요.”
“…네?”
“누드… 모델이요?

그녀는 껄껄 웃었다.


“농담이에요.”
“사실 제 취미는… 타투예요.”
“…타투요?”
“네.
정확히 말하면,
타투를 해주는 거요.”

지수는 차분하게 이어나갔다.

“타투라고 하면,
아직 좋지 않은 시선이 많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려고 새기고요.
또 어떤 사람은
잊고 싶은 상처 위에 새롭게 덮으려고 찾아오기도 해요.”
“저는… 그렇게 감정을 위한 타투가 제 취미예요.”


타투.

계산적으로만 살아온 나에게

너무 낯선 단어였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게 예술인지, 반항인지, 의미인지

고려해 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럼… 지수 씨도 타투가 있으세요?”

지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네. 작은 나비요.”
“나비요?”
“저는 이상하게도
나비를 보면 늘 좋은 일이 생겼어요.
그래서 제겐
‘행운’의 상징이에요.”


나는 생각했다.

행운. 상징.

내 삶엔 없던 단어다.


나는 노력했고,

계산했고,

움직였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왔다.


‘운’이라는 건 통제할 수 없기에

내 사전에 없던 개념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운’을 몸에 새기고,

그걸 믿고 있다.


(지수는 준혁이 타투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느낀 듯했다.)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그럼 준혁 씨는요? 취미가 있으세요?”
“… 저요?”

나는 말문이 막혔다.

“… 없어요.
그냥,
평소 하던 루틴이 있을 뿐…
취미는 없습니다.”

진심이었다.


(지수는 준혁 씨는 나와 달라 멀어지려고 한다고 생각을 했다.)

‘아, 나랑은 다르구나.’


카페를 나왔다.

나는 말했다.

“집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아요.
제가 잠깐 들를 데가 있어서요.”
“아, 네… 알겠습니다.”

너무 아쉬웠다.


사실—나는 타투든 뭐든

전혀 상관없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여전히 하나도 읽지 못했지만

그게 오히려 더 알고 싶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수 씨, 그럼…
다음에도 뵐 수 있을까요?”

지수는 짧게 대답했다.

“네.”


짧은 대답.

예의로 느껴졌으며,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가볍게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나는 동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동석아…”
“왜, 어떻게 됐는데?”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쭉 이야기했다.

“…그리고,
뭔가 지수 씨가
실망한 것 같았어.
특히 타투 얘기하고 나서…”
“흠…”

동석이 조용히 말했다.

“야, 근데 넌 원래
사람 잘 읽잖아.”
“…응.”
“근데 왜 그 여자는 읽지 못하냐?
그리고 왜 이렇게 쩔쩔매는 거냐?”
“…몰라. 진짜 아무것도 읽히질 않아.”

동석은 웃듯 말한다.


“그럼 하나만 더 묻자.
너, 타투해주는 여자… 괜찮냐?”
“… 괜찮냐고? 타투해주는 거 타투가 있는 거 그게 뭐 문제가 되나?”
“이럴 땐 존나 계산적인 놈이
왜 그녀 앞에선 그 계산기를 꺼내는 거냐?”

나는 순간 깨달았다.

“… 야!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내가 그녀를 읽지 못하니까, 내 감정도 못 읽은 거야.
난 그냥… 그녀가 너무 좋았는데…”


동석은 웃으며 말했다.

“야… 네가 나한테 조언 구하는 날도 오는구나.
이 선배가 코치 좀 해줄게.”
“일단, 다음 만남은 무조건 만들고—
그 타투에 대해 해명해.
그리고 원래 너를 이야기해..
하지만 진심으로, 그냥 감정대로 말해.

‘읽을 생각’ 하지 마. 그냥 있는 그대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수 씨, 혹시 아까 타투 얘기 나눴을 때
제가 좋지 않게 느낀 것처럼 보이셨을까 봐… 걱정돼서요.”
“솔직히 저는 타투에 대해 잘 모르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반응이 서툴렀을 뿐이에요.
지수 씨가 어떤 취미가 있던
저는 그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솔직히… 저는 그냥 계속 다음에 어디 가지? 그 생각뿐이었어요.”
“루틴대로만 살아서, 모든 걸 계획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랬는데…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핸드폰을 내려뒀다.


그리고 아무 연락도 오지 않은 채

그날은 지나갔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