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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reset 현상에 관하여

관계의 reset 현상에 관하여

by megameg

작가 신청하고 기다리면, 연락 오고, 그러면 그다음부터 글을 올리면 되는 줄 알고 기다리고만 있었네요. 메일을 며칠 후에 보았지요.


오늘은 아들 대학생 때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아들이 물어 왔다.

아들 : "강의 같이 듣는 또래 친구들 중에 한 여학생은 전날 하하 호호 웃고 얘기도 잘하다가도 다음날이 되면

언제나 처음 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데 그 심리적 기저는 뭘까요~?"

맘 : 흠~ 나도 그러는데!!?!

아들: 아 진짜?!?(엄청 놀람) 엄마도요? 진짜요? 왜?

맘: 음~ 뭐 친하다고 꼭 친한 척해야 하나?

안 그럼 안 친한 건가!? 사람들 많이 있는 데서 그러는 것은 '무리를 만들어서 우리는 특별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고, 너희와 우린 달라'라는 느낌을 줄 것 같아서.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왠지 내편 네 편

가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또 기본적으로 이미 맘을 열고 서로 받아들였으면, 계속되는 거지.

옆자리에 앉지 않고, 불러서 막 친한 척 안 한다고 reset은 아니지 않나?!

난 그래. 그 친구는 모르겠네.

아들 : 그래도 앉으라고 자리 비워 두는데 꼭 그래야 하나?!

맘 : 음~ 따로 있어도 별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독립적인 성향인 듯하기도 하네.

난, 눈 안 마주치면 인사도 못해.

아들 : 헐~~ 왜요~?

맘 : 불러서 까지 인사하는 거 민망하고,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쑥스럽고, 나댄다고 그럴까 봐

겁도 나고. 그냥 조용히 눈 마주치면, 눈인사하는 게 좋더라.

그냥 할 수 있는 네가 가서 인사해 주고, 불러서 옆에 앉으라 해주면 그렇게 할 걸?!

난 그래!

근데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기도 할 테지만.

소극적일 수도, 독립적일 수도 있는 듯.

때론 혼자가 편하기도 하고.

서로 편하게 있어. 그냥 오해만 하지 말고.

reset 은 아니라는 거만 알아주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그 여학생을 빌어 내 변명(?) 내지는 변호를 했다.

아들은 나를 안 닮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난 편하지만 답답 하달 수도 있는 내 성격을 닮지 않아서 말이다.

어쩌면 스스로를 ‘개선했다’ 해야 하나?!

미국에서 3년, 해병대에서 2년, 중국에서 1년.

청소년기와 대학생으로 20대 초중반의 시간을 집 떠나 있으면서 ‘자기가 살아갈 방법을 찾았다’ 해야 하나?!

스스로 자신을 훈련시켰다고 봐도 될 듯하다.

앞으로 자신의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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