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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

무너지려는 '내마음 잡기'

by megameg

2024년 모이토 문집에 넣었다.


올해도 다양한 책을 읽었다. 많은 책들의 결국은 ‘나를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그래서 ‘나’를 돌아보며 ‘나’를 정리해 보기로 한다.


내가 사는 일에 제일 중요한 것,

하나, 자존감 지키기.

나의 자존감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고 말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내가 왔고(상징적 의미),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시작도 하나님의 일을 할 때였고, 잘할 수 있게 된 것도 하나님의 일을 할 때였으니까.

거기에 하나 더 하자면,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음에 찜찜함이 없이 깔끔하게 처리했을 때 내가 느낄 수 있는 뿌듯함! 나를 세우는 단단한 기운이다. 나를 뿌듯하게 하는 것들은 나만 알고 있다. 누가 알아줘서가 아니다. 그래서 더 자존감 뿜뿌움!!!


우울감이 느껴질 때,

마음잡기 하나, ‘내 상태 이해하기’

내 상태를 이해하면 좀 덜 힘들지 않을까?

엊저녁 여보한테 전화가 왔다. 강원도 현장 가는 중이라고. 그래서 오늘 못 들어온단다.

"알았어~ 조심히 잘 다녀와~"

혼자 있는 시간이 참 적막했다.

야근하느라 늦게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적막함이 순간 찌르르하게 맘이 쫄렸다.

더 깊이 갈 뻔한 맘을 잡았다! 잡았다!

'난 괜찮아!! 뭐 혼자 있으면 어때~' 그러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TV도 켜지 않고, 책 읽고, 밥 맛있게 챙겨 먹고, 느지막이 TV 켜고 예능프로그램 한 개 보고 12:30쯤 피곤한 몸을 뉘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진짜 아무렇지 않아 진 거다.

참 잘했다! 잘했다!

다음 날, 오랜만에 대면 모이토 모임이 있는 날이라 잘 견딜 수 있었나?!

우울할 것 같은 때는 먼저 내 감정을 이해하고 다독이려 한다. '그게 뭐~!!' 그냥 지나가는 일이니 다른 것에 마음을 더 실어서 부정적인 마음을 지우려고 한다. 그렇게 잘 이겨내면 난 또 그만큼 내 감성 근육을 단단히 키우는 것이겠지.


김이나 씨가 ‘보통의 언어’에서 운동해서 갖게 되는 근육통은 더 아픔을 느끼게 해야 풀리는 것처럼 마음의 고통도 그렇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런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의 고통은 고통을 더 한다고 낫지 않는다. 오히려 쌓이면 병이 되겠지.

그냥 아픔을 인정하고 나를 만져주고 다른 일을 하면서 바삐 움직인다.

운동도 하고 묻어 둔 집안일도 하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마음 잡기 둘, 글쓰기도 내겐 참 좋은 마음 치유법이다.

한참을 생각해서 썼다 지우고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 무엇을 하던 글이 완성되기까진, 몸은 다른 일을 해도 머릿속엔 온통 쓰던 글을 계속 생각하고 다듬고 수정하고 정리되면 노트를 수정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잡생각은 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 ‘책 읽기와 더불어 글쓰기를 하자’고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마음이 허할 땐 쓸데없는 내 마음이라도 풀어내 보자.

이렇게.

문제는 그런 시간엔 글쓰기가 귀찮아지기도 한다는 거다. 게으름의 극치인 게지.

나 참!! 아직 힘들지 않은 게야!


글쓰기는 부지런해야 쓴다.

쓰던 글의 흐름에 좋은 문장이나 단어가 문득 생각날 때 바로 메모해 두지 않고 귀찮아서 ‘기억해야지!’ 하면 그 문장은, 그 단어는 잊어버리는 거다. 그리곤 나중에 비스므리 기억하고는 아쉬워한다.

이젠 폰에 노트를 할 수 있어서 언제든 메모할 수 있지만 그것도 귀찮아한다. 아니 폰에 메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헐!! 게을러서 작가 되기는 글렀지만 난 그저 마음 다스리기용으로나마 글쓰기를 하겠다.

맘에 드는 글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수정 작업은 필수지만 이렇듯 번거롭다. 물론 한 번에 멋진 글이 슈욱 써지면 좋으련만 그게 쉽지 않다. 때론, 가끔은 그럴 때도 있긴 하지만 드! 물! 다!

그래도 내 마음을 다 쏟아내도 받아줄 ‘글쓰기’ 추가다.


그리고 셋. 마음이 어느 정도 편안해지면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필요하다.

만나서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거나, 하하 호호 웃으면서 운동을 하면 부정적인 마음은 샤샤샥 사라진다.

때론 ‘영화 보기’도 참 좋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꼼짝하기 싫을 땐 집에서 영화 보는 것도 아주 요긴하다. 또 연습이라는 명목으로 ‘목청껏 찬양하기’도 아주 좋다.


이렇게 살다 보면 내게 ‘평안’이 찾아온다.


난 지금도 어디 조금 멀리 가려면 설레서 잠을 설치고, 봄이 설레고, 여름은? 흠~ 더워서 노노!! 그래도 뜨거운 햇볕 아래서 핫 둘!! 핫 둘!! 운동도 하고, 가을이 스산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겨울이면 ‘난 겨울 아이니까’ 라며 쨍! 한 겨울날을 겁내지 않고 신나게 즐긴다.


헉!! 소리 나게 끔찍한 60대 중반인 이 나이에 내 감성은 그래도 아직 살아있는 거 맞겠지.

그래서 감사다.

감사하며 바쁘게 움직이며 책도 읽고 글(일기?)도 쓰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찬양도 하며 오늘을 산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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