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 그대로~
당진살이 2년 차에 당진 중앙도서관에서 주최하여 듣게 된 ‘독서동아리 리더 양성’ 프로그램 때, 같이 했던 분들이 모여 독서동아리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5년 동안, 같이 줌으로, 대면으로 모여서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우리의 역량을 키워왔다. 논제를 만들어 내고 토론하며 나를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계속 책을 읽어오던 분들이었으니~
하여튼 2023년 3월의 토론 책 ‘태고의 시간’에서 이지도르는 세상의 수많은 것들이 넷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의한다. 동서 남북,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세상을 네 가지로 정의한 이지도르처럼 우리도 자신을 정의해 보면 어떨까? 하는 논제가 나와서 우린 각자 자신을 정의해 보기로 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긴 한데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무엇이든, 선뜻 나서서 하지 못한다. 하지만 망설이다 어찌, 어찌 일단 시작하면 아주 잘, 한다. 기본적으로 주신 달란트로, 어느 정도 노력만 하면 어떤 것이 되었건 잘, 한다. 그리고 아주 이기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이타적인 것도 아니다.
적당히 내 맘에 뭔가 걸리는 것이 없는 정도에서만 배려하며 산다. ‘참 재수 없고 개념 없다.’ 해도 할 말은 없다. 그게 ‘나’이니 어쩌겠는가? 또, 내 그릇은 얕고 작지만 그렇다고 얕거나 작게 살고 싶진 않다. 할 수만 있다면 깊은 무엇을 갖고 살고 싶고, 작지만 크게 살길 원하는 모순으로 가득한 사람이 ‘나’이다. 오만과 편견은 물론, 아집까지도 내 안에 가득하다. 뭐 대충 ‘나를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싶었다. 토론하는 중간에 후다닥 생각하고 글로 풀어보았다.
그래서 ‘나’는
‘소극적 열정’과 ‘이기적 배려’로 산다.
‘얕지만 깊게’ 또 ‘작지만 크게’ 살고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정말 잘 표현하는 관용구이다.
나를 정의해 볼 수 있게 이 논제를 제출해 준 선생님께 감사했다.
언제나 책을 읽으며, 모든 책의 결국은 ‘나를 찾아가라는 것 같다.'라고 말했었는데,
제대로 나의 모습을 찾아 표현해 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 잊지 않으려고 카톡 프로필에 써놓고, 메모장에 메모해 두었다.
언젠가는 써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써, 먹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