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카페 염탐하기

나만의 워크샵

by 해무



휴일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방문한 카페가 있다. 사람들이 도통 어떻게 찾아오는지 모르겠는 빌라에 숨어있는 카페. 아파트숲 사이에 자리 잡은 북어위크와 비슷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나만 카페를 못 찾은 건가 싶을 만큼 카페 안엔 이미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다. 우드 인테리어로 따뜻한 분위기를 주면서, 반대엔 메탈 인테리어로 차가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바 쪽에 넓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그곳에 앉아 밀크티 한 잔을 주문했고 동행한 D는 디카페인 핸드드립을 주문했다. 가만 보니 핸드드립을 주로 내리는 곳인 듯했다. 추가로 주문한 디저트인 티라미수는 살면서 먹은(얼마 안 됨) 티라미수 중에 가장 맛있었다. 직접 만든다고 하셨는데, 크림 부분이 전혀 달지 않고 맛있기만 해서 신기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방문한 곳이어서 작업만 잠시 하고 갈 요량이었는데 공간도, 주문한 음료도 맛있어서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었다.



가만 보니 음료를 만들고 디저트를 만들어서 주문을 빼는 직원이 한 명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피크 시간대였는지 주문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손님들에게 미소와 친절한 안내를 잃지 않았다.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커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커피 내리는 일을 즐기는 분이었다. 나눴던 여러 대화 중 아직도 뇌리에 맴도는 부분은,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좋은 건 손님을 응대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다.



나는 생각보다 손님 응대를 어려워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다.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손님에게 친절한 응대를 하고자 한다면 꽤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대화를 나눈 직원분은 그게 가장 즐거운 일이라는 듯이 이야기를 하길래,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카페 일을 진심으로 즐기며 일하는 사람을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느새 관성적으로 일을 하며 기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의 태도를 접하고 동기부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생경하게 느껴져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난 어디에서 즐거움을 느낄까? 이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일단 계속 일해봐야 했다. 먼저 생각나는 건 사람. 나도 사람이 좋아서 일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사람이 좋다면 언제까지고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를 좋아하는 건 그다음이다. 다만 부러웠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즐기며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쌓인 주문에 스트레스보다 신이 먼저 나는 사람이. 그렇게 되고 싶었다. 이왕 일하는 거, 나도 즐거워하며 일하고 싶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나는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잔뜩 관찰했다. 오랜만에 사람에게서 동기부여를 느꼈다.



부러움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음에, 내 부러움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을 기대했다. 오늘을 발판 삼아 한 번 더 움직이고, 한 번 더 미소 지을 나를 상상했다. 그렇게 오늘도 나만의 워크샵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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