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에 빠지다

액막이 북어로

by 해무



북어위크는 영어로는 BOOK A WEEK, 한글로는 북 어 위크, 약간의 위트를 가미해 북어(생선) 위크라고 불린다. 로고도 북어, 시그니처 라떼도 이름도 북어, 곳곳에서 파도와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는 북어위크. 샤머니즘이 빛나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북어위크는 당당히 액막이 북어 키링을 판매한다. 그리고 나는 24년 9월 20일 북어위크에서 처음으로 북어 키링을 구매한 손님이(었)다.



북어위크 오픈 후 매일 북어위크를 들락날락거리며 사장님들과의 (내적) 라포를 쌓고, 그 작은 카페와의 사랑을 (혼자) 키워나가던 시절이었다. 평생 SNS라고는 즐기지 않던 내가 북어위크 영상을 보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북어위크'를 검색해 이것저것 살펴봤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평소와 똑같이 북어위크에서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던 중 인스타그램에 액막이 북어 키링을 판매하기 시작한다는 스토리가 올라왔다. 키링에 별로 관심이 없던 나는 필요로 인한 구매보다 일단 구매하고 필요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실용성은 언제나 만들어나가는 법. 키링을 어디에 달고 다닐지는 뒷전이고, 일단 구매하고 싶었다. '첫 구매를 내가 해야지!'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걸로 사장님들과 한 마디를 더 나눠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사람과 공간에 좋은 의미로 미쳐있었던 것 같다.



파란색 북어가 명주실에 묵여있는 간단한 그림을 키링으로 만든 제품. 나는 그걸 카드지갑에 달고 그다음 날 사장님들에게 파란 카드지갑에 달린 파란 키링을 자랑했다. 예쁘다는 반응을 보여주신 기억이 있다. 나중에 구매한 친구는 웃기게도 그 작은 북어를 방문 위에 실제 액막이 북어처럼 달아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액막이의 역할은 톡톡히 할 것 같았다.



스태프의 입장에서 보면 액막이 북어 키링은 가장 인기가 많고, 손님들이 귀여워하는 제품이다. 북어위크의 스테디셀러를 가장 먼저 구매했다는 사실은 언제까지고 내 자랑거리다.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뭐를 그렇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쌓여가는 애정을 티 내지 않고 조용히 구매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사장님들은 그런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때를 기억은 하실지 궁금하다. 첫 책이 판매됐던 순간을 스토리로 올리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경해서, 그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도 같다. 이 작은 카페가 나와 가까운 거리에서 성장하는 걸 지켜보고 싶었다. 어쩌면 손님이었던 그때부터 나는 그 사람들을, 그 공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나 보다.



일하다 문득 키링이 시선에 들어오면 그때 생각을 한다. 가끔은 힘들고, 많은 시간 즐거운 일을 하면서 내가 이 공간에 애정을 가졌던 첫 순간을 돌이켜 본다. 중요한 건 샤머니즘이 아니라 더 다가가고 싶었던 수줍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평생 덕계목(덕후는 계를 못 탄다)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는 정말로 성공한 덕후일 수도 있다. 아직도 가방 속에 얌전히 달려있는 액막이 북어 키링은 액운은 막아주고, 행운을 불러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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