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한 살이에요

by 해무



24년 9월 14일,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아파트 상가에 파도 가득한 작은 카페 하나가 오픈했다. 자전거를 타고 앞을 지나가다가 '저게(결코 카페라고 예상하지 못함) 뭐지?'하고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 카페라니. 카페로 내로라하는 지역에만 있을 것 같은 감성의 카페가 이 황무지에 생기다니.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친구를 따라 한 번 방문했다가 아이스 호지차 라떼를 마시고 난 뒤 통발 조명이 매력적인 카페 북어위크의 단골이 된 기억이 생생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5년 9월 14일. 오프라인 공간의 북어위크가 탄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사실 감회가 남다른 건 사장님들이겠지만 2개월은 손님으로, 나머지 10개월은 스태프로 함께한 내게도 북어위크의 1주년은 뜻깊은 날이다. 내가 사랑하는 카페가 벌써 한 살이라니. 남의 애는 역시 빨리 크는 건가. 같은 감정을 가진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북어위크를 사랑하는 손님들이 하나둘 방문해서 마음 담긴 선물을 건네고 가기도 했다. 애정 가득한 손 편지는 스태프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고, 너무 따뜻해서 안 그래도 더운 바 안이 더 후끈해졌다.



1주년을 기념해서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명란이 눈에 띄었다. 의도 없이 움직이지 않는 사장님 마음에 든 북어의 알, 그리고 명란 소금빵. 직접 만든 명란 스프레드를 소금빵 안에 가득 넣어 한 주 동안 손님들에게 제공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엔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역시 하면 되는 북어위크는 신메뉴를 실현해 냈다. 심지어 예쁘고, 맛있었다.



열심히 포스터도 만들고, SNS에도 알리고, 오프라인으로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이번 주만 명란 소금빵을 판매한다고 자랑스레 알리기도 했다. 금세 품절이 되어 스태프들도 메뉴 개발할 때 외엔 먹어보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맛있다는 평이 돌아오면 그만큼 신이 났다.



그다음 이벤트는 북어위크의 팬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영업시간이 지난 북어위크에서 다 같이 모여 Q&A와 럭키드로우 시간도 갖고, 삼삼오오 앉아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나눠먹기도 했다. 스태프 입장에서 손님들과 함께 시간을 갖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즐거움만 가득했다. 북어위크란 공간, 혹은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이 지나 2년, 3년을 향해 달려가면서 북어위크는 어떤 공간이 될까? 이제는 함께 만들어가는 것만 같은 이 멋진 공간이 어떻게 변할지, 혹은 변치 않을지 호기심이 인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공간의 1주년을 맞이할 수 있음에, 북어위크의 한 살을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우리에겐 늘 미래가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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