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요
북어위크에는 스크린이 있다. 작은 공간에 어울리나 싶은 아주 커다란 스크린. 고성능의 프로젝터도 있다. 커다란 스크린에 어울리는 화질이 좋은 프로젝터가. 아주 가끔 영화 모임이 열리면 좋은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로 관람을 한다.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모여서 본 적이 있다. 가끔씩 힘겹게 스크린을 끌고 들어와 다 같이 영상을 관람하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북어위크의 방과 후(?) 활동 중 하나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북어위크에 오래 머문다. 애초에 좋아하는 공간에 방문하는 손님으로 시작한 관계이다 보니 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변함없이 좋아하는 공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근무 시작 전에 앉아서 할 일을 하고, 근무가 끝나도 앉아서 할 일을 한다. 퇴근을 안 한다고 보면 된다. 업무가 아닌 시간에도 배달이 들어오거나, 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엉덩이를 들썩이며 곧잘 도움을 주러 간다. 가족에게도 비밀인 북어위크에 대한 사랑은 도무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워낙 오래 머물다 보니 다른 근무자들과 얼굴을 마주할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북어위크에서 주 5일~주 6일을 일하다 보면 매일같이 보는 사이가 된다. 관념적 표현이 아닌, 사실적 표현으로.
보통 사장님과 친한 직원은 흔할 수도 있겠지만, 커다란 스크린과 고성능의 프로젝터로 퇴근 후 다 같이 모여 사장님 얼굴을 보는 직원들은 드물 거라고 확신한다. ‘걸어서 음식 속으로’라는 유튜브(현 ‘북어위크’)를 운영하셨던 사장님 영상이 즐비하길래 재밌을 것 같다는 일념 하에 하나씩 도장 깨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퇴근 후 사장님 없는 곳에서 사장님 얼굴 보기.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사장님 얼굴이 큼직하게 나올 때마다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텍스트로만 보면 살짝 이상한 게 분명한 직원들. 하지만 분명 사람들도 사장님 영상을 본다면 웃을 거라고 장담한다(유튜브 광고 아님, 사장님 자랑 맞음).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시겠지만 생각보다 웃음 포인트가 많은 분이라 고화질로 큼직하게 뜬 얼굴만 봐도 그렇게 웃음이 났다. 빔 프로젝터 화질이 얼마나 좋은지.
보면서도 우리 같은 직원이 흔치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래전, 이전에 일하던 카페를 퇴근하고 다시 좋아하는 카페 북어위크에 출석했던 것처럼, 정말 이상하고 묘한 직원이 됐다. 일 끝나고 계속 그 공간에 머무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이렇게 웃음이 많은 시간을 얻게 된다면 그거대로 좋은 순간과 추억을 시간에 새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스크린은 크고, 빔 프로젝터 화질은 좋고, 우리 사장님은 웃기고, 직원들은 사장님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