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서
길가에 누워버리고 싶을 때,
취객이라 오해받을까 걱정한다.
내가 땅에 잡혀서 무너지듯,
그냥 내 몸이 땅으로 끌려가는 느낌이 든다.
반대로 생각해도
어지러워, 어지러워, 계속 어지러워.
머릿속에서 그 말들이 떠나지 않는다,
마음속에서도 반복해서 외친다.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왜 이렇게 아픈 걸까?”
귓가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
주파수가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귓속에 도청장치라도 달린 것처럼,
누군가 계속 내 말을 듣고 있는 느낌.
두 개의 귀가 아닌 것 같아,
아니,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소리는 견디기 힘들다.
버스에 올라타면
마치 내가 혼자 여행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멀미는,
내가 어디에 가든 날 따라오는 것 같다.
두 정거장을 가지도 못해
버튼을 눌러야만 했다.
내가 겪은 병들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그렇게 괴로웠던 이명이 사라졌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고쳐주신 걸까?
그 고통에서, 이제는 벗어난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아픔이 찾아왔다.
이젠 저혈압이라는 놈이 내게 다가왔다.
숨이 차고, 몸이 무겁고,
밝은 세상이 그저 어두운 그림자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살아간다.
극복의 시나리오를 쓰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때론 이 길이 지루하고 힘들다.
아픔 속에서도 살아간다는 건,
그 자체로 강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그 길을 계속 걸어가는 나 자신을 보며, 나는 점차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을 것 같았고,
이 길이 끝이 없을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렇게 끝없는 길 속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어 갈 때,
그동안 느꼈던 모든 아픔이 점점 더 선명한 이유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왜 이 길을 걸어왔는지,
왜 이 모든 고통을 견뎌냈는지.
그 답은 아마도 내가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였고, 언젠가는 그 고통이 내 이야기에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길을 걷고 있지만, 나는 더 이상 그 길이 무서운 길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도, 지쳐서 쓰러져도 일어설 힘을 점점 찾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모든 일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여정은 계속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 끝에 내가 도달할 곳은 내가 꿈꾸는 곳일 것이다.
그곳에 도달하는 순간, 나는 내가 겪은 모든 고통을 의미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