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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고 싶은 너에게

by 아를

안녕?

오늘 아침은 어땠어?

눈을 떴을 때 힘들진 않았니?

너의 밤은 어땠어?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고

온갖 생각의 미로를 떠다니진 않았는지 궁금해.

혹시 이따금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이 글을 읽어줘.

난 총 3번의 자살 시도를 했어.

같은 방법으로 말이야.

어쩌면 난 멍청하고 두려웠을지도 몰라.

뛰어내리기엔 너무 무서웠어.

“뛰어내린다는 게 무서웠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가 아니야.

난 식물인간이 되거나 불구로 깨어날까 봐 두려웠어.

눈을 뜨고 나서 내 몸이 망가지면

더 이상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약물을 과다 복용했어.

현대 의학이 발달해서 이제 웬만한 약물로는 죽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나는 생과 사, 그리고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신의 축복으로 결정된다고 믿어.

내 몸을 마치 실험대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행동했어.

신장과 간은 멀쩡했지만,

내 세포와 신경을 자꾸만 난도질했어.

첫 번째 시도 때는 정말 심각했어.

내가 깨어났을 때, 의사는 내가 살아난 것이 기적이라고 했어.

그럼에도 왜 또 반복했을까?

나는 운이 좋으면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

보통은 재수가 없으면 다치거나 죽는다고 하지만,

난 그 반대의 소원을 품고 있었어.

결국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살아라”는 거야.

자살 시도 후엔 삶의 부작용이 남아.

몸에 변화가 생겨. 저혈압, 손발 저림, 염증성 질환 등,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지.

아프겠지만, 부디 죽지 말아 줘.

죽고 싶은 너의 마음을, 나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삶이라는 건, 생이라는 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듯이,

죽음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구나.

그러니 오늘만 살아보자.

내일을 생각할 것 없이, 단 오늘만을 생각해.

괴로운 밤이 지나고,

날카로운 칼이 너의 몸과 마음을 후벼 파도,

아침이 되면 따스한 햇살이 그 자리를 치유할 거야.

날 믿어줘.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 하루,

함께 살아가자… 우리.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청소년 HelpCall 1388

한국생명의 전화 1588-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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