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밤마다 생각에 권투를 날린다.

by 아를

매일 눈을 감고 일찍 자고 싶어도

눈을 감으면 엄습해 오는 이유 모를

불안감과 불편함 때문에

잠에 들지 못한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거나, 핸드폰 속 여행을 하면서

아침을 두통과 함께 맞이한다.

하루, 이틀도 아닌 연속으로 이러는 것은 몸에 해롭고 정신에도 해롭다.

왜 밤 10시만 넘으면 감성의 농도가 짙어질까.

이유가 뭘까.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야 할까.

그 근거를 찾았다 한들 달라지는 게 있을까.

내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야 했듯이

지금도 억지로 나를 밝은 곳에 올바른 곳에 데려놔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밤마다 찾아오는 부정적인 생각들의 불청객들을

하나하나 깊게 거치지 않고 초반부터 그들에게

권투를 날린다.

저리 가라고

오지 말라고

냅다 누우라고

잠잠해지라고

그러곤 내 생각에 내일 해가 뜨는 상상을 주입시킨다.

그럼 달라질 거라고

밤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가고 나면

밝아오는 아침엔 또 다른 아침의 내가 될 거니까.

keyword
이전 09화가난해도 마음만은 풍요로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