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연애와 결혼
세상은 언제부터인지,
아내와 남편의 역할을 구분 짓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집안에서 삶을 함께해 가는
이 길고도 복잡한 여정에서,
각자는 자신만의 자리에서 서로를 지탱해 주고 밀어주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그 역할을 언어로 표현하려 할 때,
우리는 종종 그 경계를 확실히 짓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아내와 남편, 그들의 역할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 구분이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
아내의 역할
아내는 때로 온화한 바람처럼,
때로는 바위를 닮은 강인함을 지닌 존재로 우리의 삶에 존재한다.
그녀는 감정을 담고, 집안을 관리하며,
가족의 심리적 기초를 쌓아가는 사람이다.
그녀의 사랑은 깊고,
말보다 행동으로 다가온다.
차가운 날씨에도 가족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작은 배려를 놓지 않는 모습,
한 손에 다가오는 바람을 담듯,
그녀는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간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내는 여전히
한 사람의 독립된 존재임을 잊지 않는다.
그녀는 타인의 기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짓고 있으며,
그 삶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
때로는 거울을 들여다본다.
가족을 위한 희생과 자기 확립 사이에서
아내는 고요하게 균형을 이루려 애쓴다.
그 균형 속에서 그녀는 사랑과 삶을,
때로는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품어낸다.
남편의 역할
남편은 외부의 세계와 맞서 싸우는 전사의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그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고 명확하다.
가족을 부양하고,
집안을 지키며,
힘겨운 일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나 그 역할이 단지 경제적인 지원과
육체적인 노력에 그치지 않는다.
남편의 진정한 역할은 가족에게 안정감을 주고,
아내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남편은 한 편의 시처럼,
아내의 꿈을 이해하려 애쓴다.
때로는 말없이 다가가 손을 내밀고,
때로는 묵묵히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발걸음이 걷기 편하도록 길을 만들어준다.
그가 가는 길이 언제나 밝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주저 없이 나아간다.
그의 역할은 단지 가족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아내의 마음을 돌보고,
그녀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확인시켜 주는 것,
그것이 그의 진정한 임무임을 깨닫는다.
두 사람의 균형
아내와 남편은 서로를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되며,
그들의 역할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둘이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그 집안의 바람이 편안해지고,
그들의 사랑이 깊어지기 시작한다.
아내가 그 집안의 따스함을 지킨다면,
남편은 그 따스함이 무너지지 않도록 강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다할 때,
그 집안은 마치 오케스트라 선율처럼 조화를 이룬다.
남편은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힘을 실어준다.
그 둘의 역할은 마치 두 손이 서로를 잡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 사람이 먼저 걷는 것이 아니라,
둘은 서로를 도우며 나아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서로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한배를 타다
아내와 남편의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 역할은 시대와 문화,
각 가정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그 역할이 각각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하고,
둘이 함께 걸어갈 길을 밝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그것은 바로 사랑,
이해,
그리고 함께 걸어가는 길에서 얻는 행복이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아내'와 '남편'이라고 부를 때,
그 역할은 단지 이름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 뒤에 숨겨진 진정성과 서로를 향한 마음이다.
그것이 진정한 역할이지 않을까?
아내와 남편이란 단어 너머에,
그들을 새롭게 정의할 언어가 태어나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