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BS, CF 간 흐름. 실무 보고서 작성의 뼈대.
오늘 다룰 주제는 회계 실무의 출발점이자 금융 분석의 기초가 되는 재무제표 3종, 즉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 재무상태표(Balance Sheet), 현금흐름표(Cash Flow Statement)의 구조적 연결관계입니다. 단편적인 수치 해석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세 재무제표의 흐름을 꿰뚫는 이해가 없다면 실무 보고서의 ‘뼈대’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M&A, 인수금융, 기업 실사(FDD) 등 금융권 실무에서는 이 세 재무제표의 유기적 연결을 전제로 분석과 설계를 진행해야 하며, 이를 간과하면 회계적으로는 맞아도 실무에서는 틀린 결과를 내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재무제표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그 사이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설명드리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수치를 바라보는 회계적 시각’과 ‘흐름을 읽는 금융적 감각’을 함께 익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많은 금융권 초입 실무자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재무제표를 ‘세 개의 별개 문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손익계산서는 그저 수익성과 비용의 흐름으로, 재무상태표는 자산·부채의 잔고로, 그리고 현금흐름표는 단순한 현금 변동 내역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이 세 재무제표는 본질적으로 서로를 기반으로 완성되며, 한 축의 움직임이 다른 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해석이 불가능합니다. 예컨대 손익계산서의 순이익은 재무상태표의 이익잉여금에 반영되며, 이 순이익은 다시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처럼 ‘흐름의 고리’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재무제표를 읽는 것을 넘어서, 기업의 재무전략을 읽는 첫걸음이 됩니다.
M&A 투자 시, 재무제표를 분리해서 보는 사람은 딜 전체의 구조를 분리해서 보게 되고, 결국 의사결정도 단편적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반면 연결 구조를 익힌 사람은 손익 변동이 자산·부채 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이 결국 현금 유입·유출에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보고서 한 장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라, 딜 자체를 통찰하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손익계산서의 최종 결과는 ‘당기순이익’이며, 이는 재무상태표 자본 항목 중 ‘이익잉여금’으로 이전됩니다. 따라서 특정 회계연도의 순이익이 증가했다면, 다음 회계연도의 자본총계가 그대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순이익이 실제로 기업에 현금으로 남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현금흐름표의 역할입니다. 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에서 출발하되, 감가상각 등 비현금성 항목을 다시 더하고, 운전자본 변화, 투자활동, 재무활동까지 포함하여 ‘진짜 현금’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손익계산서상 1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매출채권이 50억 원 증가하고 재고자산이 30억 원 늘었다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재무상태표상 자산이 늘어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이는 투자자나 금융기관이 ‘현금 창출력’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따라서 세 재무제표는 ‘원인과 결과’, ‘계산과 구조’, ‘성과와 실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며, 숫자 그 자체보다는 그 흐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실무의 본질입니다.
실무 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정리하는 것이 손익계산서 기반의 EBITDA 분석입니다. 여기서 출발하여, 주요 비용 구조, 매출 구성, 감가상각 및 이자 구조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Free Cash Flow(FCF)나 Adjusted EBITDA 등을 산출합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재무상태표를 분석하여 운전자본, 고정자산, 순차입금 구조 등을 도출하고, 마지막으로 현금흐름표를 통해 ‘실제로 기업이 버는 돈’이 얼마인지 판단합니다.
M&A 딜에서는 이 세 축을 연결하는 것이 실사의 핵심입니다. FDD(재무실사) 보고서나 VDD(매도자 실사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로, 손익과 자산 구조의 연계성, 그리고 그것이 실제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까지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하면 보고서의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특히 인수금융에서는 이 흐름을 토대로 DSCR(Debt Service Coverage Ratio), Net Debt/EBITDA, Interest Coverage Ratio 등 주요 신용지표가 계산되기 때문에, 기초 재무제표가 연결되지 않으면 차입구조 설계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200억 원의 EBITDA를 기록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재무상태표상 운전자본이 급증하고, 현금흐름표상 영업현금흐름이 50억 원에 불과하다면, 이는 외형상 수익성 대비 유동성이 매우 낮은 구조입니다. 이런 경우 단순한 수치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면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자는 ‘모든 수치는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보고서의 논리 흐름을 구성해야 하며, 이때 재무제표 3종의 구조적 연계가 곧 보고서의 구조가 됩니다.
재무제표 분석은 숫자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숫자 사이의 흐름을 이해하는 훈련입니다. 손익, 자산구조, 현금흐름이 서로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회계의 본질이자, 실무 분석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금융권 실무에서 보고서 하나를 설득력 있게 구성하려면, 이 세 재무제표의 연결 구조 위에 논리적 기둥을 세워야만 합니다.
많은 신입 실무자들이 실무 보고서의 문장력이나 미사여구에 집중하지만, 정작 숫자 구조의 연결이 느슨하면 보고서 전체가 흔들립니다. 따라서 IS, BS, CF를 각기 해석하는 것을 넘어, 이 세 축을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이 금융권 실무의 첫 걸음이자 마지막 확인 절차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이 글이 그 연결의 시점을 여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