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계상의 이익 vs 현금흐름

현금주의 분석이 중요한 이유

by 친절한소나무

1. 오늘 배울 주요 내용


오늘 다룰 주제는 ‘회계상 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입니다. 숫자로 표현된 기업 성과를 바라볼 때, 손익계산서에 나오는 ‘당기순이익’에만 집중하면 실무에서 큰 착오를 범할 수 있습니다. 실제 금융권 실무에서는 ‘이익이 나는 회사’보다 ‘현금을 창출하는 회사’가 더 중요하다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특히 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나 인수금융을 활용한 구조에서는 이 차이가 투자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개념적 차이를 이해하고, 실무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분석하는지, 왜 현금주의적 관점이 중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2. 왜 알아야 하는가: ‘이익’이 현금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회계상 이익은 발생주의 회계 기준에 따라 측정됩니다. 이는 경제적 거래가 ‘발생’한 시점에 수익과 비용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실제로 돈이 들어오고 나간 시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현금흐름은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 유입·유출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해도, 그중 70억원이 외상매출이라면 아직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익은 높지만, 정작 현금이 부족한 기업도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회계상 이익만 보고 투자 결정을 하면, 실질적인 자금 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아 경영에 실패하거나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구조에서는 현금으로 이자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잘 도는 기업’이 아니면 구조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손익계산서와 동시에 현금흐름표를 함께 분석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3. 손익과 현금의 괴리를 만드는 회계 항목들


회계상의 이익과 현금흐름 간 괴리를 만드는 주요 요인은 대표적으로 감가상각, 충당금 설정, 재고 증가, 미수채권 증가 등입니다. 감가상각은 회계상 비용이지만 실제로 현금이 나가는 항목은 아닙니다. 반대로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회계적으로는 비용이 인식되지 않지만, 실제 자금은 이미 투입되어 현금이 빠져나간 상태입니다. 이처럼 회계는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손익을 구성하다 보니, 실질적인 자금 흐름과 불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괴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더라도, 미수금 증가와 재고 누적으로 인해 영업현금흐름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현금흐름표 분석을 통해 해당 기업의 운전자본 구조, 수익의 질(Quality of Earnings), 자산의 회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단순히 ‘이익이 많이 났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고, 그것이 현금으로 이어졌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분석의 핵심입니다.


4. LBO 구조와 현금흐름 중심 분석의 중요성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구조에서는 차입을 통해 기업을 인수한 후, 피인수기업의 현금흐름을 통해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하게 됩니다. 이때 EBITDA나 FCF(Free Cash Flow)가 충분하지 않으면 아무리 회계상 이익이 커도 실제 상환이 불가능해지며, 딜 전체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점을 반영해 LBO 모델에서 ‘Adjusted EBITDA’와 ‘Operating Cash Flow’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시나리오 분석도 현금흐름 기준으로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매년 순이익 200억원을 기록하지만, 매출채권 회전일수가 120일 이상으로 과도하게 느린 구조라면 실질적인 현금 유입은 매우 지연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다른 기업은 순이익은 150억원이지만 재고 회전율이 높고 채권 회수도 빠르다면, 후자의 기업이 LBO 구조에는 더 적합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각각에 맞게 스트럭처링하면 그만이지만요. 이는 수익보다 현금흐름 중심의 구조가 얼마나 실무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실사 보고서에서도 손익 중심 분석뿐 아니라 ‘Cash Conversion Ratio’, ‘EBITDA 대비 FCF 비율’ 등을 통해 이익의 현금화 가능성을 따져보며, 이는 인수금융의 구조 설계나 채무상환계획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수치를 토대로 투자자 및 대주단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손익과 현금흐름의 갭이 작을수록 경영의 신뢰성도 높게 평가받습니다.


5. 마치며: 숫자에 속지 않고, 흐름을 읽는 능력


회계상의 이익은 기업 성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항상 ‘그 이익이 얼마나 현금으로 실현되었는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이익이 크더라도 현금이 없다면, 그 기업은 실제로 생존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자본을 집행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익이 아닌 현금이 기업을 살린다’는 원칙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보고서나 투자 분석을 작성할 때도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병렬적으로 분석하고, 두 지표 간 괴리를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수치를 복사해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이익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해석할 수 있는 회계적 시각이 실무자의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오늘의 글이 여러분께 회계 수치 이면의 구조를 읽는 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5화연결재무제표와 개별재무제표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