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안민재
수현은 6개월 전, 지인들의 성화로 소개팅을 한 적이 있었다.
제대로 된 남자를 소개해주겠다는 친구의 권유에 어쩔 수 없이 나간 소개팅이었는데,
수현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소개팅 당일 날.
소개남과 인사를 나눈 수현은 생각했다.
(토요일에 정장차림이라니... 패션 센스는 제로, 그래도 얼굴은 말끔한 편)
"안녕하세요. 안민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수현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유능한 여성이라고요."
"민재 씨는 유능한 검사인가요?"
"하, 이런 질문을~ 보통, 제가 대화를 이끌어가는데, 본론부터 얘기할게요. 저 어때요?"
"별론데요. 비즈니스 정장하며 너무 단정한 헤어스타일도 제 취향 아니거든요.“
수현은 최대한 매너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민재는 대답한다.
"그쪽은 제 취향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민재는 당돌하면서 직설적인 수현의 성격이 맘에 들었다.
그날 이 후 수현은 민재와 식사도 여러번 했고 가끔 술잔도 기울이면서 그를 탐색하려 노력 했다. 잠시 그에게 끌린 적도 있었지만 뭐랄까... 해장국에 청양고추를 안 넣은 느낌? 수현은 민재를 검사친구로 잘~ 남겨둘 생각이었다.
그렇게 정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를 멀다 하고 찾아오는 민재에게 참는 것도 한계가 온 것이다.
출근길 아침! 새벽의 꿈이 찝찝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을까?
오늘은 임원승진 면접날이라 더더욱 민감한데.
저 멀리 익숙한 몽타주가 보이기 시작했고, 단번에 민재라 확신했다.
"익숙한 얼굴. 아 이런! 안민재! 저 인간이 아침부터 여길 왜 와!"
민재는 수현을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