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이 강한 물질에서 미용에 쓰이기까지의 이야기
[개요] 미국 엘러간 주식회사 Allergan lnc.의 상표명이자 화학 약품의 한 종류 (나무위키)
풀 네임은 보툴리눔 톡신으로 보툴리누스균에서 추출한 생물학적 독성 단백질인 보톡스. 이 균은 흔한 편이고 주로 상한 통조림, 소시지처럼 산소가 없거나 희박한 곳에서 번식을 합니다.
2025년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하거나 개발한 모든 독소 중 독성이 강한 물질이며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방출되는 것을 막아주는데요. 이런 결과를 보여주는 독성의 쓰임으로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 자체는 맹독이라 주의해야한다는 건 변치 않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그 이유. 오늘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복어독보다 독성이 강한 보툴리눔 균의 존재를 처음 안 사람은 독일 내과의사인 케르너(1786~1862)였습니다. 그는 식중독 증상으로 사망했던 사람들의 특징을 알아냈는데 바로 보관이 잘 되지 않았던 소시지나 통조림이 원인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독소에 대한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소시지로 의한 독이 신경마비 증상을 일으키는 작용을 가졌고 이를 활용해 치료제로도 쓸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Sausage Poisoning)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독소를 만드는 보툴리눔균의 발견과 명칭은 1895년에 벨기에 미생물학자인 에밀 반 에르멩겜 교수가 정으했습니다. 그는 소금에 절인 생돼지고기와 이를 먹고 죽게 된 환자의 조직에서 균을 분리하여 바실리우스 보툴리누스 (Bacillus botulinus)라 칭했으며 이후 나중에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Clostridium botulinum)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치사율이 높은 독소로 1,2차 세계대전에 생화학무기로 쓰일뻔 했으나 실전에 쓰이지는 않았는데요. 1950년대 브룩스 박사가 보툴리눔 독소의 작용기전을 밝혀 운동 신경 말단에서 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해 근육을 이완한단 사실을 밝혀 의학적 사용의 과학적 근거를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한 계기를 만든 사람은 미국 안과의사인 스콧 박사인데요. 1970년대 초 수술하지 않고 사시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했던 그는 친구인 샨츠 박사가 닭다리 근육 마비에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하는 걸 보고 원숭이에게 연구하여 사시 증상 완화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 1970년대 후반에 그는 제약사 오쿨리넘(1991년 엘러간 인수)을 창립하게 되고 임상시험을 통해 의약품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결과 1985년 부터는 안검경련이나 사경(목 근육의 과도한 수축으로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질환)과 같은 근긴장 이상 치료에도 쓰였으며, 1989년 미국식품의약국은 12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사시나 안겸경련 같은 질환 치료에 보톡스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미용 목적 사용은 의도한 것이 아닌 우연한 계기였는데요. 1987년 캐나다 안과의사인 카루터스 박사는 안검경련 환자로부터 보툴리눔 독소를 맞은 후 경련 증상 완화와 더불어 주름도 사라졌단 이야기를 접합니다. 그녀는 이 얘기를 듣고 피부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임상시험을 통해 주름 개선을 입증해 1991년 미국피부과학회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혹평을 했지만 이 부부의 노력으로 2002년 미국식품의약국은 미간 주름 개선 사용에 승인했고 그렇게 현재 많은 분들이 쓰게 되었습니다.
2002년 성인 미간주름 개선 용도로 승인된 이후 보톡스에 의한 발견은 계속 되었습니다. 미국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주름살 개선을 위해 맞았던 사람의 두통이 줄어든 다는 걸 발견하기도 해, 이후 엘러간이 연구를 진행해 만성 편두통을 줄여주는 사실도 입증했죠. 그 결과 2010년 미국식품의약국에 효과를 인정받아 하루 4시간 이상이나 월 15일 이상 편두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보톡스는 편두통 외에 경부근긴장이상증, 겨드랑이 다한증, 과민성 방광치료제 등 다양하게 승인받았습니다.
첫 발견은 부패된 통조림으로 생화학 무기가 될뻔 했으나 사람들의 치료제 및 미용 제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보톡스! 주름부터 다한증, 편두통 환자까지 변신이 무궁무진한데요. 수 백년간 연구를 이어가며 포기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의 노력이 현재를 만들었다 봅니다.
앞으로 또 어떤 변신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는 보톡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