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8일(금)]
세팅 과정에서 남은 자동차 구입. 이를 위해서는 팬(PAN)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자동차 인도법인의 한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팬카드가 없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됐는데 왜 그런가라고 물었다. '세법'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개인으로서 자동차 구입할 있는 방법이 없는지 판매 파트에 알아보고 와츠앱을 통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내가 묵는 호텔의 매니저에게도 팬카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와츠앱을 통해 물어봤다. 그랬더니 관련 사이트 링크를 알려줬다. 그 후 1시간 이상 사이트에 들어가 이것저것 살펴봤다.
결론은 구체적으로 아는 이의 도움을 받아 팬카드 발급 신청을 구체적인 장소에 가서 해야 하는 것이다.
벽에 가로막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외국에 산다는 것은 이런 느낌을 자주 느끼게 됨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하나하나 알아내며 적응하고 살아내야 한다.
좋은 일도 있었다. 아침에 집(호텔) 부근 지리도 익힐 겸 조깅에 나섰다. 지나가는 한 소녀에게 '근처에 공원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영어를 몰라서인지 모르겠다는 시늉만 했다. 주변에 있던 아파트 정문 경비원에게 물었더니 잘 안다는 듯 가리켜 주었다. 경비원의 말대로 가봤더니 공원 입구가 있었다.
공원 입구는 사람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도록 좁게 만들어져 있었다. 공원명은 'District Park'였다. 입구가 작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원 주변에 있는 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 안에 들어가니 규모가 의외로 컸다. 벽돌로 된 좁다란 산책로가 십자가 형태로 돼 있었다. 신발에 소똥이나 개똥이 묻을까 봐 조심하지 않고도 조깅할 수 있었다. 운동하는 현지인들 대부분은 걸고 있었다. 느리게나마 달리는 이는 10명 중 1명 꼴이었다. 풀밭에는 요가를 하는 이들도 보였다.
그동안 호텔 9층 짐에서만 운동해왔는데, 공원을 발견하게 돼 기뻤다. 공기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다. 물론 측정해보면 다른 수치가 나오겠지만. 문득, 인도라는 사회가 이 공원처럼 알게 되면 좋아지고 모르면 짜증나는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그 '공원'이란 대상을 직접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 7월 29일(토)]
팬카드 마련에 힘을 쏟았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오전에 구글에서 검색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팬카드 센터를 찾았다. 400m 거리라는데 경로를 검색해보니 1km 남짓 됐다. 아침에 비가 살짝 왔기에 주변 지리도 익힐 겸 걸어서 가기로 했다.
휴대전화에서 구글 지도를 켜서 찾아가는 길을 가관이었다. 도로변 인도(人道) 바닥 곳곳에 소똥이 싸질러져 있고 쓰고 버린 비닐봉지가 잔뜩 있는 쓰레기 집하장에서 소가 먹을 것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목표지점 500m 부근에서 길을 찾기가 어려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어떤 노인에게 물었더니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그 노인은 그럼에도 필자를 안내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길 가는, 영어 하는 젊은이를 불러세워 내게 안내해 줬다.
그 젊은이의 안내를 받고서 고맙다고 손짓한 뒤 다시 걸었다. 마침 도로변에 에어텔 스토어가 보이길래 스토어 직원에게 영어로 팬카드 센터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 역시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 직원은 동료 직원을 불렀다. 동료 직원은 그나마 영어로 겨우겨우 의사소통이 됐다. 동료 직원은 내 사정을 듣고서는 '개인이 왜 팬카드 없이 자동차를 구입하지 못하느냐'고 묻길래 '당신네 나라 법 때문이라고 자동차 딜러가 이야기하더라'라고 답해줬다.
약 10분간 이야기해 얻은 것은 '악샤르담 힌두사원 전철역'에 있는 팬카드 센터에 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찾으려는 그 팬카드 센터가 이슬람 관련 국경일이기 때문에 문을 닫았을 것이라며 월요일에 가보라고 그 직원이 말했다.
무작정 들이댄 것 치고는 '소득'을 얻은 셈이다. 그 직원의 말을 100%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인도에서는 누군가에게 길이나 무엇을 물으면 거의 100%가 안다면서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신뢰도'가 낮다.
아내가 인도에 도착한 첫 날 밤 에어컨 바람이 너무 강한 침대에서 잔 이후 기관지에 문제가 생겼다. 알레르기가 있는 상황에서 청소가 안돼 시커멓게 된 에어컨에서 나오는 센 사람을 쐬며 잤던 것이다. 한국에서 갖고 온 약을 며칠째 먹고도 안 들어 오늘 DLF 몰 노이다 약국에 가서 약을 샀다. 항생제와 스트렙실을 114루피에 샀다. 인도는 농산물과 약 값은 매우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