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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년에 적응하느라 예스맨을 선택한 아들

4학년 아들/  여포아내입니다.

by 여포아내 Mar 29. 2025

“ 엄마 4학년에 어떤 애들이 올지 너무 궁금해"

" 좋은 애들이 와야 하는데..  내가 무서워하는 애들은 안 와야 하는데"


4학년 개학을 앞두고 한별이는 걱정이 많아집니다.

" 애들 영향이 100이라면,  선생님 영향은 10도 안 돼요. 

  어떤 애들이 오는지.  애들이 중요해요!"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첫날 학교에 갑니다. 

" 그래 오늘 학교 어땠어?"


다행히 한별이가 무서워하는 애들은 없다고 해요.

그리고 놀랍게도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하루만에 탐색이 끝났다고 합니다.


누가 센 아이인지, 권력있는 애가 누구인지 벌써 파악이 되고 정리가 되었다고 해요.

그 후 한별이는 그 주도세력에 끼려고 부단히 애를 씁니다.



“ 엄마, 반에 권력을 가진 애들 사이에 끼려면 무조건  “네네네”를 해야 해요.

  걔들이 뭐 하자고 하면 무조건 예스를 해야 돼. 싫다고 하면 안 돼

“ 진짜? 예스맨 뭐 그런거야?"


“ 어 그렇지 예스맨! 맞아!

  아직은 그 권력있는 애들 중심에 끼지 못해서 아직은 위태위태한 자리야.

  내가 거기 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어"


한별이는 아이들에게 아부도 막 떤다고 해요.

애들이 게임하고 있으면 옆에서

"야 너 게임 되게 잘한다" 

아부 떨어주고 엄지척도 해준다고 합니다.


너무 애들이 하자고 하는거 따라가면 네 의견도 말하고 싶지 않아?

" 아니, 애초부터 난 의견이 별로 없는데"



흐어엉

4학년 아들이 학교에서 살아가느라 애쓰는 게 너무 안쓰럽습니다.

그러는 모습이 학교에서도 얼마나 티가 났는지

담임선생님께서도 전화를 주셨어요.


“ 한별이가 너무 애들에게 맞추고 있어요.

  그래서 한별이에게 다 같은 동급 친구다.

  저 친구가 너보다 높은 게 아니다.

  너도 네 의견을 말해도 된다.

  혹시라도 친구가 너에게 부당하게 하면 선생님께 꼭 말하라고 했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녁에 같이 잘때면 한별이는 저에게 학교얘기를 해 주고 싶어해요.

" 엄마 내가 학교 얘기 해줄게"


누구는 어떤 애고,누구는 어떻고, 누구랑 누구는 맨날 싸우고 오늘도 또 싸운 얘기.

쉬는 시간에 남자아이들은 주로 술잡(술래잡기)를 한다고 해요.


한별이는 평소 밥을 늦게 먹는 편입니다.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식당에서 나와보면,

애들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어디갔는지 모른다고 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도서관에 가서 책 보다가 온다고 합니다.

요즘 점심시간엔 거의 도서관에 간다고 해요.


"한별아 어렵지 않니?"

"안 어려워. 엄마, 나 그래도 잘 지내고 있어"



반 여자아이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엄마는~!  여자애들은 하나도 몰라.

 아직 애들 이름도 몰라.

 지금은 여자애들 신경쓸 때가 아니에요.

 지금은 여기 남자애들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구요!! ”


초등학교 4학년 학급생활

제가 직장 다니던 그 사회생활보다 훨씬 치열한 거 같아요.




**다음에는 저희집화장실에 들어갈 때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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