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아들/ 여포아내입니다.
“ 엄마 4학년에 어떤 애들이 올지 너무 궁금해"
" 좋은 애들이 와야 하는데.. 내가 무서워하는 애들은 안 와야 하는데"
4학년 개학을 앞두고 한별이는 걱정이 많아집니다.
" 애들 영향이 100이라면, 선생님 영향은 10도 안 돼요.
어떤 애들이 오는지. 애들이 중요해요!"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첫날 학교에 갑니다.
" 그래 오늘 학교 어땠어?"
다행히 한별이가 무서워하는 애들은 없다고 해요.
그리고 놀랍게도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하루만에 탐색이 끝났다고 합니다.
누가 센 아이인지, 권력있는 애가 누구인지 벌써 파악이 되고 정리가 되었다고 해요.
그 후 한별이는 그 주도세력에 끼려고 부단히 애를 씁니다.
“ 엄마, 반에 권력을 가진 애들 사이에 끼려면 무조건 “네네네”를 해야 해요.
걔들이 뭐 하자고 하면 무조건 예스를 해야 돼. 싫다고 하면 안 돼”
“ 진짜? 예스맨 뭐 그런거야?"
“ 어 그렇지 예스맨! 맞아!
아직은 그 권력있는 애들 중심에 끼지 못해서 아직은 위태위태한 자리야.
내가 거기 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어"
한별이는 아이들에게 아부도 막 떤다고 해요.
애들이 게임하고 있으면 옆에서
"야 너 게임 되게 잘한다"
아부 떨어주고 엄지척도 해준다고 합니다.
너무 애들이 하자고 하는거 따라가면 네 의견도 말하고 싶지 않아?
" 아니, 애초부터 난 의견이 별로 없는데"
흐어엉
4학년 아들이 학교에서 살아가느라 애쓰는 게 너무 안쓰럽습니다.
그러는 모습이 학교에서도 얼마나 티가 났는지
담임선생님께서도 전화를 주셨어요.
“ 한별이가 너무 애들에게 맞추고 있어요.
그래서 한별이에게 다 같은 동급 친구다.
저 친구가 너보다 높은 게 아니다.
너도 네 의견을 말해도 된다.
혹시라도 친구가 너에게 부당하게 하면 선생님께 꼭 말하라고 했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녁에 같이 잘때면 한별이는 저에게 학교얘기를 해 주고 싶어해요.
" 엄마 내가 학교 얘기 해줄게"
누구는 어떤 애고,누구는 어떻고, 누구랑 누구는 맨날 싸우고 오늘도 또 싸운 얘기.
쉬는 시간에 남자아이들은 주로 술잡(술래잡기)를 한다고 해요.
한별이는 평소 밥을 늦게 먹는 편입니다.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식당에서 나와보면,
애들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어디갔는지 모른다고 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도서관에 가서 책 보다가 온다고 합니다.
요즘 점심시간엔 거의 도서관에 간다고 해요.
"한별아 어렵지 않니?"
"안 어려워. 엄마, 나 그래도 잘 지내고 있어"
반 여자아이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엄마는~! 여자애들은 하나도 몰라.
아직 애들 이름도 몰라.
지금은 여자애들 신경쓸 때가 아니에요.
지금은 여기 남자애들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구요!! ”
초등학교 4학년 학급생활이
제가 직장 다니던 그 사회생활보다 훨씬 치열한 거 같아요.
**다음에는 저희집화장실에 들어갈 때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