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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참 좋아하는 남편 (ep.1 이자까지 다 주세요)

여포아내입니다

by 여포아내

저희집 경제관리는 남편이 합니다.

저는 한달에 한번 남편이 주는 생활비로 한달을 살아가고요.

그렇다보니 저는 따로 가진 돈이 없어요.


“여보, 제 수중에 돈이 없으니 좀 허전해요.

어차피 여보가 예금 넣을 돈을 절 주세요. 제 이름으로 예금하고 1년 후에 줄게요”

제가 불쌍했는지 남편은 이달 예금할 100만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다음날

집앞 새마을금고에 가서 1년 예금으로 100만원을 맡기고 통장을 받아왔어요. 이자는 3.35%

어차피 돌려줄 돈이지만 제 이름으로 통장 생기니까 기분이 좋네요.

퇴근한 남편에게 통장을 보여주며 기뻐하고 자랑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보.


“여보 그거 1년 후엔 다시 저한테 주셔야 돼요”

“그럼요” 라고 대답하며 돌아나서는 저에게 남편이 다급히 말합니다.

“여보, 그거 줄때 이자도 같이 줘야 해요!”


100만원을 맡기고 1년 후에 받을 이자 33,500원도 꼭 같이 달라고 하는 우리 남편.

저는 돌아서서 남편 얼굴을 바라보고 조용히 말합니다.


“여보, 저는 여보가 돈을 이렇게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저보고 나가서 돈 벌어오라고 안 하는게 참 신기해요”

고마운 마음에 이렇게 말했는데 남편의 대답은 뜻밖이었어요.


“아니에요~! 돈 벌어와요~! 안 말려요~!!”

남편은 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놓고 자기도 우스운지 하하하 웃어댔지만

남편의 속마음을 이제야 알아본거 같아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 그렇구나... 치!

그리고 며칠 후.


거실 옆 전등 빛이 좀 어두워요. 거기에 책꽂이가 있는데 책을 꺼내 읽기에 빛이 좀 어두웠어요.

“여보 조금 환한 LED로 바꿔주세요”

늦은 저녁

남편은 기존 것보다 좀 긴 LED전등을 사왔습니다.


전등을 떼어내고 새로 사온 전등 전선을 연결합니다.

원래보다 무게가 달라져 전등이 떨어질까 실리콘으로 그 테두리도 싹 바릅니다.

그리고 불을 켜자

“ 와와와 ”

저와 아들은 남편에게 물개박수를 쳐 줍니다.

남편은 손재주가 있어서 평소에도 집안 불편한 것은 쉽게쉽게 잘 고쳐주거든요.

여보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남편이 말해요.

“여보, 전등 19,000원이거든요. 그거 제 통장으로 넣어주세요”


하,,하하,,,

전등은 엄연히 생활비 품목인데, 자기돈으로 사왔으니, 생활비에서 19,000원을 자기 통장으로 보내달라는 말인거에요.


저는 일단 못 들은척 딴 얘기로 남편의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리곤 은근슬쩍 사라지려고 “여보 안녕히 주무세요”를 남기고 아이와 서둘러 방에 들어갔습니다.

불도 끄고 이불도 휙 덮었어요.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남편이 다급히 뛰어들어와 제 휴대폰을 건네줍니다.

“여보 19,000원이요!! ” “지금 입금해주세요!”

아내가 돈 안주고 잠들까봐 불이 꺼지자마자 핸드폰 들고 바로 뛰어오는 남편.

SAFE!


진짜 웃음도 났지만 꾹 참고 남편 얼굴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합니다.

“여보 있잖아요. 여보가 이렇게 돈 좋아하는 거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알아요?”

“무슨 생각이 드는데요?”

“ ❛아 정말 돈 벌어서 여보에게 돈 주고 싶다❜ ”

“네 제발 꼭 그래주세요. 그리고 얼른 19,000원이요”





**다음엔 초등학생 아들을 설거지로 이끄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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