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느린 것이 지나간다

by 나일주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나는

내가 슬픈 사람임을

다시 알게 된다


햇빛은 더 낮게 기울고

나무의 숨결은

하루를 조용히 접는다


이름 없는 날들이

붉은 낙엽처럼 떨어져

바람 속에서 사라진다


남은 것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저녁의 붉은 노을뿐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