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유토피아
누군가가 말했다.
이곳은 유토피아라고.
영원히 썩지 않는 꽃이 피고
사랑도 유통기한 안에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다고.
우리는 그 말을 믿었다.
투명한 비닐로 감싸인
행복을 사 들고
슈퍼마켓 천국의 계단을
오르내렸다.
(그러나 장바구니 바닥에
스치던 미세한
플라스틱의 각인—
그것이 우리의
운명서였다는 것을
우리는 몰랐다)
이제 이 책을 펼쳐라.
당신의 손가락에
박힌 가시 대신
가격표가
닿을 때까지.
― 오―
이것이 우리가
함께 건조한
천국의 무게인가.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