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머릿속
정신병? ADHD? 아니면 그냥 미친 건가?
내 머릿속에는 이게 고민인지 걱정인지 모를 잡것들도 굉장히 많은 기분이 든다. 분명 지금 상황에는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머릿속에는 자꾸만 누가 명령어를 입력하듯이 이미지가 순간적으로 생각나거나 떠올라진다.
물론 학창 시절에도 공부는 싫어하고 게임이나 오락 요소들만 좋아했던 대부분의 학생들과 다름없었지만, 다 큰 어른이 되고 나니 잡생각은 2배로 많아지고, 무언가에 집중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져 가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꾸만 타자가 멈칫하게 된다.
눈에 보였다면 당장 풀어버리고 싶다
"그냥 네가 집중을 못하는 거야 이 멍청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집중력에 관해서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니까. 그래서 더욱 수많은 생각에 잠기는 것 같다. 내가 정말 특별한 병에 걸린 건지, 아니면 단순한 내 의지부족인 건지. "그냥 의지박약인 거야" 같은 소리를 들으면, 가뜩이나 없는 기운이 더욱 사라져 가는 느낌이 든다. 나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는 건지, 정말로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그렇게 더욱 내 머릿속은 점점 두꺼워져 풀어나가기 힘들어지는 털뭉치처럼 돼버리고, 점점 더 미쳐가는 것 같다. 혹시 세상 사람들이 나한테 몰래
카메라 라도 하는 걸까?
너가 안 바쁘게 살아서 그래! 바쁘면 잡생각도 안들어!
'괜찮아. 너 잘못 아니야. 네가 부족한 게 아니야' 같은 달콤한 말을 듣고 싶지만, 현실은 차갑고 냉혹하다.
"나 요즘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고 집중도 잘 안돼... 나 혹시 정신병인가?"라고 말한다면, 제목처럼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물론 친한 친구들끼리는 절대 저렇게 말하진 않겠지. 대신 우리 세대가 아닌 부모님들이나 어른들한테 물어봤다가는 제목처럼, 아니 제목보다 더 쓴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지만 취준생들이라고 바쁘게 살고싶지 않은건 아닐텐데...
주변의 무서운 시선
종종 내가 정말 ADHD 같은 정신병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 무서워서 정신과에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고, 나 또한 주변 시선이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내 미래에 있어서 '정신과 진료'라는 내역이 마이너스가 되는 건 아닐까 싶은 걱정도 되어 발을 떼지 못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과에 방문에 진료를 했다'라고 하는 순간, 그 사람을 바라봤던 시선은 높은 확률로 안 좋은 시선으로 바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이비인후과를 가고, 근육과 뼈가 아프면 정형외과를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파서 정신과에 가는 것뿐인데, 세상의 시선은 너무나도 차갑기에, 더욱 마음이 아파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버려둘 순 없잖아
내가 진짜로 정신병에 시달리고 있는 건지 아닌지 수 없이 고민을 하면서 걱정도 되는 내 마음은 정신과를 찾아가 진료를 받으면 금방 해결되는 부분이다. 무조건 "난 정신병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어" 라는 마음가짐 보다는, 확정을 짓기 전에 나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생활패턴은 일정한지, 잠은 충분히 잤는지, 하루에 운동은 조금이라도 했는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었는지, 내 여가시간을 충분히 보냈는지 등을 확인을 하고싶었다.
생활패턴? 물론 정상적이진 않다. 늦게 자면서 일찍 일어나곤 하니까.
잠? 워낙에 잡생각과 걱정거리가 많은 나는 악몽도 자주 꾸고 가위도 눌리고 꿈을 종종 꾼다.
운동?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은 하고있다.
영양가 있는 음식? 어머니께서 매일 맛있는 집 밥을 해주시기에 문제 없다.
여가시간? 요즘은 여가시간을 보내도 큰 행복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행복해야지
나에게도 확실한 문제는 있다. 나에 대한 문제점을 생각해보면서, 내가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은 힘을 써서 고쳐 나가며 불필요한 걱정들과 잡생각을 지워내고, 나의 행복을 찾는데 더 중점을 두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 이런 저런 일들로 세상이 점점 더 어지러워져 가고 있는데, 그런 세상 속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찾는데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