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나를 향한

by 스누즈



내가 던진 부메랑은 나의 손으로 다시 돌아온다. 돌아오는 부메랑은 처음의 상태 그대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잔인한 칼날의 모습을 띄기도 한다.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단순히 미사여구를 곁들여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나 많은 사람 앞에서도 떨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입 밖으로 내뱉는 말들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할 줄 알고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를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사람을 칭한다.



직장에 책임자가 한 명 있다. 오랜시간 같이 일을 하면서도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말'이다. 물론 책임자라는 자리의 무게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많은이를 힘들게 한다.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하면서까지 자신의 입장을 내새운다던가 조금만 부드럽게 이야기 한다면 눈 앞에 벌어진 상황들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그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것들이다. 한바탕 쏟아낸 뒤 돌아가는 책임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모든 이들이 말한다.


" 더 예쁘게 말할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럴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부메랑의 이미지와 가장 근접한 것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뱉는 모든 말들은 허공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네 컷 만화 속의 말풍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각자의 머리 위에서 차곡차곡 쌓인다. 어느 정도 부풀어 오른 말풍선의 주둥이는 더 이상 머리 위에 있을 수가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피식하고 바람이 빠져버린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말풍선은 타원형으로 궤도를 돌더니 나를 향한다. 내가 뱉은 모든 말들을 품은 채. 어떤 이가 뱉은 칼날같은 날카로운 말들은 그 모습 그대로 그를 향한다. 몽글몽글 부드러운 구름 형태의 말을 뱉은 이에겐 하얀 구름 한 덩이가 그를 향할 것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 물음표 하나가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내 머리 위 말풍선은 어떤 형태의 말들로 채워져 있을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누구나가 알고 있는 속담이다. 웃으며 인사하는 이에겐 나 역시 웃음으로 대할 것이고 굳이 짜증을 웃음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 만약 내가 상대에게 하는 모든 행동과 말들이 거울 속 나를 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미운 행동과 말들은 조금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거울 속 나에게 칼날을 던지고픈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우린 내일도 수많은 말들을 입을 통해 허공으로 내뱉을 것이다. 내일 내가 뱉은 말들이 부메랑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올 땐 빛나는 윤슬의 모양으로 돌아오길, 붉은빛의 석양처럼 돌아오길 바라본다. 모두의 머리 위 말풍선 속엔 날카로움 따윈 찾아볼 수 없길 바라본다. 나는 언제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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