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은 공정하다지만 – 왜 늘 같은 회사가 될까
공공입찰이라는 말은
언뜻 보면 '공정함'의 상징처럼 들린다.
경쟁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업체를 뽑는 절차.
국민의 세금이 쓰이는 만큼,
그만큼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입찰을 따내는 회사는
늘 비슷한 곳이다.
‘그 회사 또 됐네?’라는 말이
놀랍지 않은 사회.
왜 그럴까.
이건 정말,
공정한 경쟁일까?
정부는 말한다.
“입찰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공고도 공개되고, 기준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회사는 제한적이고,
낙찰되는 회사는 더더욱 정해져 있다.
기술 평가, 가격 점수, 실적 반영…
형식상 절차는 복잡하지만
실질적 경쟁은 ‘그들만의 리그’다.
신생 기업이나 외부 기업이 뚫고 들어가기는 어렵다.
심지어는 “너무 싸게 써서 탈락했다”는 사례도 있다.
입찰은 싼 가격을 찾는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적당한 가격'과 '관계'가 더 중요해지는 걸까.
입찰을 따내는 회사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전에도, 같은 분야의, 같은 발주처와 일한 적이 있다.
그들은 사무실도 알고, 담당자 이름도 알고,
심지어 보고서 스타일까지 안다.
결국
“일 잘 아는 회사니까”라는 명분이 생기고,
그 명분이 다음 입찰의 밑거름이 된다.
공정함은 형식에 머무르고,
결과는 이미 결정된 것처럼 반복된다.
이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이 공공의 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적 친밀감,
관계,
기존 실적이라는 말로 포장된
암묵적 배제와 내부자 중심주의.
새로운 업체는 “우리랑 일해본 적 없어서…”라는 이유로 밀리고,
이미 들어와 있는 업체는
자신들만의 암묵적 룰을 만든다.
그 안에서는
‘새로움’은 위험이고,
‘익숙함’이 안전하다.
그러나 모두가 시스템을 안다
더 아이러니한 건
이 구조가 불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두가 규정을 지킨다.
정해진 서류를 제출하고, 정해진 절차를 따른다.
하지만 형식적 공정함 안에서
실질적 기회는 사라진다.
이건 범죄가 아니라,
무감각으로 굳어진 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더 무섭다.
고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도 없다.
“이 회사는 늘 잘하니까 또 맡긴 거죠.”
“새로운 업체는 좀 불안해서요.”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런 말들이 반복될수록,
질문은 사라지고
시스템은 그대로 굳는다.
공정한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관계’가 기준이 되고,
세금은 그 틀 안에서 흘러간다.
우리는 이제 다시 물어야 한다.
공공입찰은 정말 공정한가?
우리가 모르는 룰은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닌가?
다음 주 금요일,
핀테크 스타트업의 '혁신'이 어떻게
부패를 감추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