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평등하지 않다 – 누구를 막고, 누구를 통과시키는가
우리는 ‘규제’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필요한 것,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처럼 느낀다.
정책 발표에는 늘 따라붙는 말.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
“불공정 경쟁을 막기 위해.”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규제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가?
혹은,
누구에겐 높고, 누구에겐 낮은 울타리는 아닌가?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허가를 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신기술이니 예외’가 된다.
같은 서비스를 해도
누군가는 ‘불법’이라 불리고,
누군가는 ‘혁신 사례’로 소개된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실무 규정에 갇힌다.
반면,
자본과 인맥을 가진 기업은
규제를 피해갈 경로를 '컨설팅' 받는다.
결국 규제는
지식과 자원이 있는 사람에게만 유연하다.
규제가 무서운 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회사는 조그만 인허가 미비로 과태료를 맞고,
대형 플랫폼은 신고 없이도 유사 서비스를 운용한다.
어떤 업체는 규제 샌드박스에 들어가고,
어떤 스타트업은 같은 기능으로 수개월간 검토만 받는다.
이 모든 과정이
형식상은 합법이고, 논리적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디에 줄이 닿아 있느냐’에 따라
속도와 기회의 크기가 갈린다.
하지만 실제로 막는 건 ‘경쟁’이다
규제는 명분이 좋다.
금융사고 방지, 소비자 보호, 시장 질서 확립.
하지만 그 규제가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
기존 질서를 뒤흔들 사람들을 배제하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보호가 아니라
지키고 싶은 구조의 방패막이다.
그리고 이 방패는
늘 같은 방향으로만 작동한다.
기득권은 규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활용한다.
“이 시장은 규제가 많아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당사 서비스는 정부 기준에 부합합니다.”
“소비자 보호 원칙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프레임 속에서
스타트업과 신생 기업은
‘불완전한 존재’로 몰리고,
결국 ‘규제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규제가
누구에게만 더 가혹하고,
누구에게는 항상 관대하다면,
그건 통제가 아니라 조작이다.
지금의 규제 시스템은
“질서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기보다
질서를 유지하고 싶은 이들이 만들어낸 구조물이다.
우리는 이 구조에 순응하면서,
자유로운 경쟁도,
다양한 방식의 도전도 잃고 있다.
생각해볼 질문
“당신이 겪는 규제는, 공정한 장치인가? 아니면 진입을 막는 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