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가도 맛만 있으면 돼

연어깍두기

by 보나

세일은 못 참는다. 장보기 리스트에 없는 것도 할인을 하면 사게 된다. 그날은 된장찌개 재료를 사러 간 날이었다. 정확히는 팽이버섯과 양파. 근데 회코너 속 연어 포장지에 ‘30%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는가.


“안 사면 손해지.”

된장찌개는 뒷전, 손은 이미 연어를 집고 있었다.


***


집에 와서 가만히 연어를 바라봤다.

‘이걸로 뭐 해 먹지?’


그 순간, 릴스에서 본 연어깍두기 영상이 생각났다.

“이거 진짜 맛있어요. 무조건 해보세요~“


그 말이 떠오르는 동시에,

내 안의 쓸데없는 자신감도 함께 떠올랐다.


연어 깍두기를 만들어 보자

재료

연어, 마요네즈, 스리라차, 핵불닭 소스, 날치알, 오이


조리 방법

연어 200g을 깍둑 썰어준다.

마요네즈 두 스푼, 스리라차 한 스푼, 핵불닭 1/4 스푼을 넣어 소스를 만들어준다.

스테인리스 볼에 날치알, 소스, 연어를 넣고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나는 아삭한 식감을 위해 오이를 썰어 넣었다.



***


한 입 먹자마자

“… 음?”

맛이 없진 않았으나 어딘가 부족했다.


30% 할인한 연어

30% 부족한 맛


왜지?


순간, 부족한 맛을 채울 재료가 번뜩 떠올랐다.

정답은 밥이야.


밥 위에 연어깍두기를 올려 먹어 봤다.

맛있는데, 굉장히 익숙한 맛인걸.


“이거 연어 포케아녀?”

시작은 연어깍두기였지만, 끝은 포케였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맛있었음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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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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