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매끈하며 간결하게
영화 '밀정'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함, 우아하고 매끈하며, 간결하다
영화 '밀정'은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감각적이고 우아하며, 세련되고 매끈하다. 그런 감각을 시대극에 더해 장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감각은 연출로 이어져 영화 '밀정'의 외형을 매우 세련되게 만든다. 그동안 시대극에서 보지 못했던 우아하고 매끈함을 입었다. 그리고 서사의 전개는 매우 간결하다. 간결하니 직선적이고, 그로 인해 영화의 서사가 그리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간결한 전개와 다르게 영화에서 인물 간의 관계는 예측하기 어렵다. 제목처럼 '밀정'이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영화에 불어넣은 '김지운' 감독이다. 또한, '송강호' 배우를 필두로 '공유', '한지민', '엄태구' 등 다양한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있다. '송강호' 배우는 중심인물임과 동시에 양측을 오가며 영화의 장르적인 재미를 충족시켜주고, 그 외에 배우들도 각자의 역할과 인물 간의 관계를 통해 영화에 서스펜스를 부여한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연출이 집약된 영화, 여러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시대극에 장르적인 요소를 더하여 우아하고 매끈한 영화, 바로 '밀정'이다.
명실 상부, 대체 불가한 배우 '송강호'
이제는 '김지운' 감독의 대표적인 페르소나, 배우 '송강호'. 과거에는 날것의 느낌과 비교적 덜 다듬어진 형태의 연기를 선보였다면, 시간이 흘러 현재는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의 열연을 펼친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더불어 캐릭터에 '송강호'라는 옷을 입혀준다. 영화 내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내면의 여러 혼란을 겪는 캐릭터 '이정출'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미세한 간격으로 성패가 좌지우지될 만한 표면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이정출'의 감정적 요동을 설득시킨다. 특유의 유머도 적절하게 가미되어 있고, 캐릭터를 자신의 개성과 더해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서사의 중심인물이지만 '밀정'이라는 역할에 맞게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기보다는 양측을 오가며 인물 간의 조화를 이루는 캐릭터로써 역할한다. 영화 중,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양극의 갈등이 심화될 때,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의 역할과 선택을 보는 것도 영화 '밀정'의 재미다. '의열단'과 '일본'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그 시절 실존한 '밀정'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그만큼 서사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배우로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배우가 된 '송강호'다.
영화를 간결하게 전개하고 우아하게 비추는 '김지운' 감독
영화 '밀정'은 장황하게 설명하는 구간이 없다. 모든 장면 및 시퀀스는 간결하고 빠른 속도에 맞춰 전개된다. 영화 '밀정'이 간결하게 진행된다고 해서 불친절하게 느껴지지 않고, 빠르게 전개된다고 해서 피로감이 생기지도 않는다. 간결하고 빠른 속도는 영화 내에서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 균형 있게 설정되어 있음을 영화 내내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 '밀정'의 미장센은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고 세련되게 비춘다. 또한, 시대극인 만큼 시대상과 캐릭터의 모습들은 우아하게 담겨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몇몇 액션 장면들은 파괴적이거나 스펙터클함은 부족하지만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와 장르에 맞게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연출됐다. 이 모든 것이 '김지운'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결과물이다. 세련됨이 도드라지고, 영화의 전체적인 톤이 우아하게 비춤으로써 영화의 매력이 상승한다. 결과적으로 영화 '밀정'은 재밌다. 그 이유의 8할 이상은 '김지운' 감독의 독보적이고 고유의 색채를 영화에 입혔기 때문이다.
우아한 외형에 담긴 매력적인 서사
영화 '밀정'의 서사는 매우 흥미롭다. 시대극에 첩보라는 장르를 더했고, 그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서사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밀정'이라는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그 관계로 피어나는 서스펜스가 영화를 돋보이게 한다. 또한, 캐릭터 '이정출'의 요동하는 감정을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의열단'과 '경무국'의 대립 및 추격은 영화의 긴장을 더한다. 그리고 양쪽 단체에 속한 캐릭터의 균형이 적절하다. '공유', '한지민' 배우를 중심으로 한 '의열단'과 '엄태구', '허성태' 등을 중심으로 한 '경무국'의 대립이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팽팽하다. 그 결과 뛰어난 영화적 서스펜스가 담겼고, 영화의 보는 재미가 한 층 상승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영화의 반전은 긴장감 속에서 극의 변화를 주며 기시감을 피한다. 이렇게 영화 '밀정'은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시대극, 장르에 충실한 서스펜스가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거기에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영화의 서사를 더욱 빛나게 하고, 그 끝에는 감동과 여운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