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웨폰'
영화 '웨폰'은 단순한 공포영화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필자가 느끼기에 호러, 오컬트, 고어 장르의 요소가 적절히 혼재된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무서운(?) 장르의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의 몇몇 무서운 장면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 개인의 성향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웨폰'은 '우리가 무서운 영화를 보여줄게'가 아니라 '새로운 공포감을 선사할게'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영화 관람 전에 필자는 장르적인 색채와 신선함, 그리고 독특함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여타 유사한 장르의 영화와 명확한 차이가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관람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선한 충격을 경험했다. 기존 장르 영화와 다른 명확한 차이가 있었고, 그를 앞에 내세운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앞서 장르적인 부분을 언급한대로 호러물과 오컬트, 고어함의 적절한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스릴러적인 요소까지 더하여 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각 시퀀스별로 특정 장르의 요소가 돋보이는 것도 인상적이다.
영화 '웨폰'에서 아이들이 중심인 것도 인상적이다. 오컬트적인 상황에서 어린 연령대의 인물을 활용한 것은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미스테리한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은 어른들이지만,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주요 대상이 어린 아이인 것은 상황에 대해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게다가 장르적인 긴장감이 지속적인 것이 아니고, 약간은 구분된 느낌이 있기에 어떤 이는 긴장감이 떨어진 느낌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임팩트있는 공포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나리오를 인물별로 구분한 후에 교차시킨 연출도 인상적이다. 궁금증이 중폭되는 영화의 전개에서 후반부에 다다르면 그 의문이 해소가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각 인물별로 나눈 듯 하지만 기승전결에 맞춘 연출은 긴장감을 점진적으로 고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중간에 적절한 유머를 더하면서 극의 흐름을 유려하게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영화 '웨폰'은 인물별로 구분된 구조를 지녔다. 주요 인물별로 나뉜 시퀀스는 기승전결의 구조처럼 긴장이 고조되고 의문의 상황이 풀어지는 과정을 가진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의문의 사건을 각 인물별로 바라봄으로써 시선의 차이가 발생한다. 초반부에는 미스테리한 실종 사건처럼 전개되다가 후반부에는 장르적인 색채가 가미되어 특유의 서스펜스가 발생한다. 또한, 필자가 신선하게 느낀 점은 무작정 공포스럽지 않은 부분이었다. 공포 영화를 세부적으로 나눠 각 요소를 인물에게 입힌다. 구분된 시퀀스는 각각 다른 서스펜스를 발생한다. 그 조화가 쉽지 않은 부분인데, 영화 '웨폰'은 적절한 선을 유지한 느낌이다. 확연한 구분으로 리듬이 끊어지려 할 때, 자연스레 흐름을 이어가는 연출로 영화를 완성한다.
영화 '웨폰'의 서사는 약간 뜬금없을 수 있다.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 '곡성'과 비교를 했고, 필자 또한 그렇다. 오컬트적인 장르의 요소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뜬금없을 수 있는 부분이 오컬트 장르와 만나면서 설득이 된다. 또한,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대담한 서사와 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갈등은 실질적인 해결이 아니라 탁상공론하는 현실과 유사한 모습으로 비춘다. 그리고 마녀사냥이란 소재를 서사에 적절히 버무리며 영화에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장르는 공포, 호러, 오컬트지만 그들의 모습은 현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와 일정부분 닮았다.
여기에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음향 효과도 인상적이다. 공포감과 긴장감을 더하는 음향으로 한때는 시원했던 바람이 어느 날 오싹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갖게한다. 영화 '웨폰'의 신선한 공포감의 원인은 음향 효과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영화를 청각적으로도 집중하며 감상하길 바란다.
끝으로 영화 '웨폰'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공포스럽게 조성하기 보다는 인상적인 공포감을 선사하길 원한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몇몇의 장면들과 후반부에서 폭발하는 장르의 쾌감이 상당한 영화다. 기존의 공포 영화보다 신선한 충격과 함께 오싹한 서늘함을 느낄수 있는 영화, '웨폰'이다.
평점 : 4.0 (강력 추천)
한 줄 평 : 한때는 시원했던 바람이 어느 날 오싹하게 다가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