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날들은 바빴다. 볼 거리가 너무 많아서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여행내내 여기저기 많이 다니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 -
관광지에 있는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표시들 -
다짜고짜 손목에 팔찌를 걸며 호객행위하는 사람들 -
긴 베르사유 궁전 입장 줄에 새치기하는 사람들 -
덕분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보기도 했고, 만나기도 했다.
메트로를 타러 내려가는데 내 등 뒤로 바짝 쫓아오던 남자
나는 느낌적으로 알았다. 이 사람이 나에게 붙어서 무임승차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대놓고 하지 말라고 하기에는 용기가 없었고 그렇다고 그냥 보내주자니 아니꼬웠다. 그래서 난 아무 말하지 않고 카드를 찍고 게이트를 지나가면서 일부러 무릎 쪽 케이트 문을 걷어차듯이 세차게 열고 지나갔다. 내 예상대로 그 게이트 문은 그대로 그 남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스무스하게 내 뒤를 쫓아서 들어오던 남자는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은 것이다.
나는 모르는 척 내 갈 길을 갔고, 그 남자는 소리를 지르며 쫓아왔다. 메트로 승강장까지 쫓아온 남자는 불어로 쉴 새 없이 나에게 뭐라고 화를 냈다.
속으로 '뭐래 ~'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최대한 약이 오르게 여유로운 제스처를 취하며
"I don't speak french~"
라고 말했고, 내 말에 쉴 새 없이 불어를 쏟아내던 남자는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No good!! No manner!!"
이러며 게이트를 지나가는 바디 랭귀지를 선보였다.
누가 누구한테 노 굿 이래. 그런 너는 돈이나 내고 메트로 타라 이놈아.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
더 이상의 도발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빙그레쌍X처럼 씨익 웃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내 제스처를 본 남자는 더 이상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화를 내면서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사랑은 bill을 타고
샹젤리제거리를 방문 한 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정말 훌륭했다. 적당히 덥지도 춥지도 않은 햇볕 가득한 날
그 날씨를 축하하고 싶었다.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주문을 받을 때부터 생글생글 잘 웃어주던 서버가 추천해 준 와인도 마셨다.
모든 게 완벽한 하루 같은 날이었다.
서빙하는 내내 친절하게 메뉴 설명부터 농담까지 던지며 여유롭게 응대해 주던 서버
덕분에 웃으면서 외롭지 않게 혼밥을 했다.
bill을 건네면서도 이런저런 말을 나에게 건네었는데, 영수증에 웃음 짓게 만드는 작은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던 나도 계산을 끝내고 영수증에 작은 메모를 남겼다.
내가 방문한 파리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멋진 관광지만큼이나,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던 프랑스의 민낯을 마주할 순간들도 많았다.
물론, 안 좋은 것만 본 건 아니다.
친절한 서버도 만났고, 같이 춤추자고 한 젠틀한 신사분도 만났고,
짧은 영어로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친구도 있었다
내가 마주한 파리는 영화 속 한 장면 같다가도,
그 안에는 친절과 무례가 뒤섞인, 결국은 사람이 사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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