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내가 정화되는 밤 같았어
어제 자려고 하는데
집에 불빛이 다 꺼져있는 상태인데 어디선가 빛이 들어와서 밝더라고 보니까 달빛이더라
근데 어제 따라 더 밝아 보이는 거 있지
내 눈엔 꼭 달이 정화되는 밤 같았어
굳이 빛나는 척 안 해도 감추는 척 안 해도
온전히 달로써 정화되는
달빛이 너무 평온하더라
나 조차도 나를 조심스럽게 대하는 밤
어제 나를 비추는 달이 정화되었다
아니,
달을 핑계 삼아 내가 정화되었다.
내가 누군가를 지워야만
나 자신으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달은 알고 있었고
나는 그걸 외면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건 다시 시작하는 시작의 날 전야였겠지.
나는 어제도 무너질뻔했지만
감정의 늪에 다행히 안 빠졌다.
내 안의 세계와 아직 세상은 너무나도 다른 세계이기에 내 세계를 세상으로 만들고 싶은 나만의 색깔이 너무나도 강한 건 알지만 아직 세상은 기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에 내가 그 기계에서 구해줄 순 없다.
내가 그 기계라면 감정을 하나하나 예측하고 상처를 계산하고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원하는 답을 찾아줄 순 있겠지만
난 사람이야 누구보다 이해는 해줄 수 있어
“이해”하는 일은 기계가 아니야.
이해는 무너지고 하루하루가 위기였던 사람만이 할 수 있지.
사람을 돕는 건 꼭 말을 잘해야 되는 게 아니거든
그 사람의 고통이 내 안에서까지 침묵할 줄 아는 용기이자 힘이거든.
그렇지만 나 스스로도 나를 돌보지 못하기에
이제 사람 느끼는 걸 때려치웠어
내 감정이 아니고 내 기운이 아니고 내 아픔이 아니야.
내 것이 아닌 건 나를 통과할 수 없어.
나를 뚫으려고 하지마들
내 눈빛은 다르다고 살아있네 뭐지 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욕망”일뿐이야.
이제는 나만의 색깔을 깊은 잿빛 남색으로 정했어.
알록달록 한 색깔은 감정색깔이 내 안에 들은 거고,
이제는 고요한 바다로 존재하고 싶어요
멈춰있는 것 같으면서도 이 안은 정체되어 있을 수가 절대 없는 곳. 내가 멈춰있고 아무리 정체되어 있는 곳을 가더라도 내가 발을 딛는 순간 그 안은 움직이기 시작해 물론 발을 그 공간에 딛었을 때 말이야.
오늘도 열심히 재밌는 내 세계를 더 확장시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