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고요하지만 누구보다 치열한 가족의 내면

by Hello

프롤로그


오랜 시간

그를 아프게도, 그를 지켜주기도 했던 아버지가 떠났다.

아버지가 떠난 시간.. 아버지로 인해 거미줄 타래처럼 엉키고 엉켜있었던 감정들이 소용돌이친다

그 때문에 참았던 삼켰던 마음들이 함께 소용돌이친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도현의 마음만이 아니었다.

명수로 인해 가족이 되었던 사람들은, 그가 떠나자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고요한 장례식장에서 시작하는 혜경의 회상은

한 가족의 민낯을 드러낸다. 상처받은 아이는 어른이 되어 죽도록 자식에게만은 물려주기 싫었던 상처를 물려주고 물려받은 상처를 반드시 치유하고 말겠다는 사람들과 또 그 사람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요 등장인물

- 정혜경 : 주인공, 한 씨 집안 작은아들의 아내.

유년시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부모님의 말씀이라면 뭐든 순종하는 딸로 자랐다. 그 순종이 답답하던 시절,

한도현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자신을 치유해 준 한도현이 시아버지의 죽음 이후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그녀가 한도현을 지켜줘야 할 차례다.


- 한도현: 정혜정의 남편, 한 씨 집안의 작은아들

유년기의 상처를 안고 자랐지만, 극복하기 위해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겉으로는 그에게서 유년시절의 상처라곤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누구보다 밝고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감춰두었던 내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 한명수: 한 씨 집안의 아버지, 그가 너무나 어렸던 시절 막내 동생을 낳던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 게다가 아버지가 데려온 어린 새어머니까지 자신의 돌봄 차지가 되었다. 악착같이 살았다. 이를 악물고 버텼다. 절대 어미 없는 아픔 내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했다.

강인해 보이는 그도 어쩔 수 없는 상처투성이었다.


- 신계선: 한명수의 두 번째 부인, 한도현과 한재욱의 새어머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고명딸이라 귀하게 클 줄 알았건만 돈 되는 일이라고는 안 해본 것이 없다.

꽃다운 시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공순이로 일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택시기사로 지냈다.

여자 택시기사는 한 없이 얕보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명수를 만났다. 명수는 좋은데, 그에게는 이미 아들이 둘이나 있었다. 못 누린 한 한명수에 기대어 마음껏 누려보고 싶다.


- 한재욱: 한 씨 집안의 큰아들, 어려서 죽도록 맞는 엄마를 보고 자랐다.

나는 절대 이혼만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하고 자랐다. 신계선의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러려고 죽도록 공부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러다가 내 눈엔 너무 착한데 온 세상이 반대하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다. 그때는 그게 사랑인 줄 알았다.


- 유사라: 한재욱의 아내, 이쁜 것이 최고야! 어려서부터 공부도 직장 구하기도 관심 없었다.

부모로부터 여자는 이쁜 게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어딜 가나 눈에 띈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그녀의 프라이도요, 커리어였다. 야식 따위 먹어본 적었다. 내 노후까지 든든히 책임져줄 착한 남편 구하기가 인생의 목표였다. 그러던 그녀 앞에 한재욱이 나타났다. 내가 찾던 그 사람이다!


-정미옥: 한명수의 첫 번째 아내, 한재욱과 한도현의 친어머니

맞선 한번 보고 명수의 아내가 되었다. 다정한 말 한마디 없어도 따뜻하게 손 잡아주던 명수가 좋았다.

명수가 있어서, 그에게는 보물 같은 재욱, 도현이 있어 새어머니 시집살이 정도는 견딜만했다.

견뎌줄 만했다. 그런데 그런 미옥을 견딜 수 없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 콕 찌르기만 해도 터져버릴 거 같던 미옥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새어머니가 그랬다. 명수의 여동생들이 그랬다.

사실은 누구보다 자신이 여기서 견디기 힘들어졌다. 보물 같은 재욱 도현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고영, 한고이, 한고삼 : 한명수의 여동생들

미옥을 괴롭히고 미옥이 밉고 미옥이 싫었다.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오빠 명수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재욱 도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그랬겠어?


-한방탕: 한명수의 아버지, 원래가 한량이다. 나이 들면 부모봉양은 큰아들이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떳떳하다. 남은 한 세상 이쁘고 어린 각시 만나 한 세상 즐겁게 지내다 떠나련다.


-김옥자: 한방탕의 두 번째 부인,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원자폭탄 후유증인지 죽어라 노력해도 불임이다.

불임인 여자, 그 시절엔 소박 놓았다. 쫓겨났다. 그러다가 한방탕을 만났다.

한방탕보다 옥자는 열 살이나 어리고 싱그러웠다. 한방탕에게는 불임이 문제 되니 않았다.

에헴... 어디 시어머니 맛 좀 봐라! 요것아! 미옥을 몰아붙일 대로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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