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가서 그런지
몸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숨이 찰 듯 안 찰 듯한 감각이
오늘 내 컨디션을 정확히 보여줬다.
장거리를 할 땐
보통 숨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오늘은 스트로크나 킥에도 자꾸 신경이 쓰였다.
5바퀴가 넘으면
몸의 힘이 모두 빠지면서
내가 물에 떠 있는 건지
물이 나를 감싸고 있는 건지
모호한 감각에 빠지게 된다.
그 순간은
말 그대로 ‘물아일체’에 가까웠다.
참 웃긴 건
“N바퀴 타야지”라고 정해두면
정말 힘들게 겨우겨우 하게 되고,
그냥 타다가
“오늘 괜찮은데?” 하는 흐름에선
같은 바퀴수를 돌아도
끝나고 나서도 개운하다.
생각이 덜할수록
몸은 오히려 더 가볍게 움직였다.
그러다 후반쯤, 힘이 빠져서 그런가
문득 내가 잘하고 있었나?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힘이 빠질수록
레인 끝 벽을 제대로 차지 못하고
흐릿하게 밀려 나갈 때가 많았다는 걸
갑자기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엔
정확히 벽을 ‘빵!’ 하고 차봤다.
그랬더니 팔의 회전수도 줄고
훨씬 수월하게 나아갔다.
사람은 참 기본기를 쉽게 간과한다.
자유형이 아닌 새로운 방법,
기술적인 걸 고민하기 전에
정말 기본부터 놓치지 않았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멋을 부린 나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졌다.
오늘 가장 잘한 건
‘못 하고 있던 걸 다시 보기로 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