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폐로만 숨을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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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 분들이 손이나 기구를 사용해
근골격계를 교정하는 치료인 도수치료,
많은 척추환자들이 받고 있을 것이다
통증을 완화하며 유연성이 증가하기도 한다는,
자세를 교정하는데 그만한 방법이 없는 것 같은
도수치료.
척추측만증을 진단받고서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선택한 방법이었고
나는 누군가에게 나를,
특히 나의 치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많은 서러움과 수치스러움을
가지고서 어려운 발걸음들을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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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이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거나
그저 부끄러웠던 게 아니었다
진전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 대한 막막함과
한참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 온
부모의 재정형편에 대한 걱정이
나를 억누르고 근심하게 했다
한두 푼이 아닌 병원비에서 오는 불편함,
더군다나 습관적인 부모의 다그침에서
오는 불안함이 나를 더 고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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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의 이야기지만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는 아이뿐 아니라
이런 자녀를 둔 부모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내가 좋은 부모가 되고 싶기에
한마디를 덧붙이자면
어린아이에게 불안함을 주어,
두려움을 심어주어서 교육을 하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려는 부모가 있다면
무엇이든 붙잡고 말리고 싶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치관이나 생각의 방향에 대한 갈피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일 때
어쩌면 조심스러울 수 있는 부분을 말이다,
어리다는 이유로
그를 한 인격체로써 조심스럽지 않게 대하거나
부모라는 이유로 그저 강하게 말해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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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부모를 탓하거나
욕되어 보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오히려 나는 내 부모에게
한 없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고,
그렇게밖에 생각 들지 않는다
나는 그저 또래보다
결핍이 좀 더 많은 어린아이였고
해서 부모에게 좀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을 뿐이었다
그때의 여러 상황들이 맞물린 탓에
몇백만원이 쓰인 도수치료의 결말은
안타깝게도 아무런 호전이 없었으며
그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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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간이 지나고서 생각해 보건대
내가 다니던 병원들이 과연
제대로 된 곳이 맞았는가도 의문이었다
척추의 영향으로
갈비뼈가 한쪽으로 휘어있는 내게 내려진 처방은
‘숨을 한쪽 폐로만 쉬기’였으니 말이다
작아진 갈비뼈가 부풀어 오르도록
한쪽 폐로 숨을 쉬는 연습을 한참 했었는데
훗날 다른 병원을 가서 이를 말했을 때
어이없는 선생님의 웃음이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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