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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피질의 재앙_

나를 정의하는 건 오로지 나뿐이라는 것을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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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위치는 여기라서,

직급이, 나이가, 조건이•••

세상에 ‘나’를 막아서고 규정하는 것들이 참 많다


특히 나이에 따른 어떠한 결말이 정해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이 정도쯤이면

내가 되어 있어야 할 나의 모습,

내가 이뤘어야 할 나의 업적 등에

인생 전체가 흔들릴 만큼 크게 영향을 받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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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서른
그런 시간개념을 담당하는 부위가
두뇌 바깥 부분인 신피질입니다

고양이는 인간과 다르게 신피질이 없죠
그래서 매일 똑같은 사료를 먹고
똑같은 집에서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우울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아요
그 친구한테 시간이라는 건
현재밖에 없는 거니까.

스물이니까 서른이라서 곧 마흔인데..
시간이라는 걸 그렇게 분초로 나누어서
자신을 가두는 종족은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나이라는 약점을 공략해서
돈을 쓰고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죠
그게 인간의 진화로 얻은
신피질의 재앙이에요

- 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 중에서


드라마, 웹툰, 영화, 시, 소설

어떤 장르의 문화생활을 하더라도

직접 그 자리에 가보고 그 사람이 되어

인물의 인생에 빠져보는 나만의 작은 취미가 있다


그러다 보면 평소의 내가 아닌 내가 되어봄으로써

다른 사고를 해보고 다른 상황을 겪어보며

나 자신이 성장함을 느낀다


내가 크게 감명을 받으면

내 가치관이나 생각의 방향 또한

바꿀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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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드라마에 나온 내용과 달리

고양이에게도 신피질은 있다

다만 인간에게는 더 큰 신피질이 있을 뿐이다


‘시간을 분초로 나누어 자신을 가둔다’

분명 우리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나 또한 무언가 ‘쉼’에 익숙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하면 이 나이 이 상황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며 삶을 채울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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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찾아내

나를 끊임없이 비워내고

내가 되고 싶은 내 모습을 고민하며

결국엔 내가 행복해할 내 모습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다


나의 속박을 얼마나 여유롭게 풀어주고

나의 꿈을 얼마나 자유롭게 이루게 해 줄 것인지

에 관한 것 말이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간에

나의 위치와 나의 한계, 내 모습을 정하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누군가가 나를 정의 내리거나

행동이나 말로써 나를 속박시킨다 하더라도

이는 그의 생각일 뿐이다


이 세상에 나로 태어난 순간

나는 부모님에게조차 정의 내려질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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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있는 이 자리,

내가 생각하는 나의 위치,

내가 정의 내린 나의 모습

그에 따라 모든 것은 흘러가게 되어 있다


만일 누군가가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말에

내가 화가 나거나 속상하다면


첫째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은

‘나 스스로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았는가’이다


내 모습은 나만이 정할 수 있는 것인데

누군가에게 내가 정의 내려질 수 없는 것인데

그 말들에 나 자신이 흔들린다면

내가, 나를 그만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믿고 있는 나에게 흔들림이란

나 자신이 스스로를 흔들었을 때

말고는 존재할 수 없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