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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오의 연쇄_

모든 것은 돌고 돌아 결국엔 내게로,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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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시기하는 마음,

무엇인가 싫어하고 배척하는 마음,

더 나아가, 누군가의 현재를 미래를 증오하고

잘못되길 바라는 마음•••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내가 아무리 선을 베풀어도

얼마든지 악으로 돌려받게 될 수 있고

내가 악한 마음을 품고 있어도

당장에 내 모습을 선하게 포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은 돌고 돌아 결국엔 내게로,

내가 받을 수 없다면 그다음 세대로,

내 주변사람에게로, 다 돌려받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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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연쇄작용.

비단 사람 사는 일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 존재한다


오늘날의 그대들이 저지르지 않은 역사를 두고

당신의 선조들이 이러한 잘못을 했다며

그저 태어난 이래로 손가락질을 받는 세상이다


선조들과는 다른 행동을 보이고

증명하고 또 증명해야

간신히 몇몇 군데서 오해를 벗을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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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베풀지 않아도

악한 증오를 품지는 말아야 한다

말의 힘은 생각보다 커서,

내가 입 밖으로 내뱉은 증오 한 조각은

다른 사람의 귀로 마음으로 사근사근 들어가

그 사람 속에 또 다른 형태의 증오를,

어쩌면 같은 색깔의 증오를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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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나의 속 얘기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난과 역경을 겪고

또 일어서서 다시 걸어가는 삶을 살아간다

그 속에서 반드시 나와 결이 잘 맞는 사람과,

상황과, 환경만이 나타날 수는 없다


때문에 그 많은 힘든 벽들이 나타날 때마다

누군가에게 쉽게 그 감정을 내뱉거나

그 벽이 왜 불쾌하고 탐탁지 않은지를

토로하는 순간

내 뇌는 그 상황을 더 심각하게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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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연쇄는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다

내가 감정을 위로받고자, 공유받고자

다른 사람에 대해 털어놓는 순간 말이다


감정의 동기화는 생각보다 쉽고

그 사람에 대한, 상황에 대한 증오 또한

생각보다 너무 쉽게 연쇄된다


언젠가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사람에 대해

털어놓았던 지인이

얘기로 듣던 그 사람을 처음 실제로 마주쳤을 때

눈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는 얘기를 듣고서

정말 많은 생각과 은근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보면 나라는 중간 매개체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증오의 연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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