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나 공방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계신 것 같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떼돈을 벌었던 건 아니지만 한 때 나름 잘 나간다고 생각했던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은 반에 반토막이 났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다 보니 월급이라는 개념이 없고 내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 얼마큼 제품이 나갔는지 한눈에 안 들어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월말 택배비 정산을 하면 한눈에 들어온다. 나가는 택배마다 제품의 가격이 달라 정확한 매출액은 아니지만 한 달에 택배가 얼마큼 나갔는지만 봐도 현재 상황을 즉시 할 수 있다. 잘 됐을 때는 그 택배비가 많아서 놀랐던 적도 있었다. 요즘은 택배비가 너무 적어서 놀란다. 그리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택배사에서 계약을 끊을까 봐 노심초사할 정도로 물량이 줄어들었다.
존버라는 말이 있다. 존X 버티기의 줄임말이다. 비속어를 썼지만 그만큼 힘들게, 열심히 버텨야 한다는 뜻을 더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생겨난 말인 것 같다. 강사 일을 하는 프리랜서 일 때보다 판매를 하는 자영업자가 되고 보니 그 말을 더 와닿고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잘되면 잘 되는 데로 버터 야한다. 그 과정이 있기에 한 계단씩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반대로 잘 안 돼도 버텨야 한다. 암흑의 시기가 무사히 지나가도록, 언젠간 눈앞에 한줄기 빛이 드는 것을 보기 위해 버텨야 한다. 하지만 그 암흑이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암흑의 시기가 더 버티기 힘든 것 같다.
10년 전 가죽공예 강사를 시작할 때도 경제가 어려웠다고 했던 것 같은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소비의 패턴이 달라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도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다. 매번 예측할 수 없는 소비 패턴으로 악성 재고가 된 제품도 많았는데 그 제품들을 가지고 버티니 요즘 대부분 판매가 되었다. 제품은 언젠가 팔리긴 팔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제품마다 팔리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시소 같은 두 개의 온라인 스토어를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균형 있게 잘 유지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야금야금 판매를 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해 작년 매출을 보니 작년 한 해도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열심히 나의 할 일을 해내면서 잘 버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