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을 운영할 땐 때만 되면 열심히 쉬었다. 주변에 학원이 많아서 공휴일도 주말도 쉬었다. 중간에 토요일도 수업을 열어서 운영할 때도 있긴 했는데 수업이 점점 줄면서 쉬는 날이 많아져 평일에만 일을 하게 되었다. 남들 쉴 때 잘 쉬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쉬었더니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은 한 마디 했었다. 프리랜서, 자영업은 특히나 죽어라 해야 하는데 왜 쉬냐고 애는 본인이 볼 테니 일을 하라고 했었다. 그때 그 말이 너무 서운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지 않아서 쪽박은 찬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쓴웃음이 나온다.
온라인 스토어 운영을 시작하고부터는 주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할 일이 많아서 일을 한다기보단 CS 문의가 주말에 많이 쌓이기 때문에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CS 문의가 들어오면 뭔가 바로바로 답변을 해야 할 것 같고 빨리 해결해야 월요일에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주말에도 CS 업무는 계속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일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 CS 업무이다. 원만하게 해결되는 일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많고, 어쩌다 보니 감정적으로 피로감을 많이 느끼게 되어 주말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과 사는 구분해서 일은 일이고 일상생활은 일상생활 대로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직장 일은 직장에 던져버리고 와야 하는데 나의 직장은 집 안이라 던져도 계속 내 주위를 맴도는 듯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CS 업무 시간을 정했다. 일반적인 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업무시간에 대한 안내 문구도 자동으로 응답이 가게끔 해두었다. 그래야 가족과의 행복한 저녁, 주말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간 이외의 시간에 문의가 오더라도 아예 안 볼 수는 없었다. 새로운 알람이 울리면 들어가서 보게 돼서 처음에는 아예 관리자 어플을 주말마다 지웠었다. 마음에 걸리는 CS가 있으면 주말 내내 계속 맴돌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잠시 지웠었다. 하지만 요즘엔 많이 적응도 되고 대부분의 고객분들은 CS업무 시간까지 기다려주신다는 걸 깨닫고 이제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잠시 접어둔다. 이제부턴 쉴 때 제대로 쉬어야 일할 때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