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사람에게 닿아야 하는 손길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마음이 여러 갈래로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교재를 펴놓고 수업을 하다 보면, 점심 한 끼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새로 산 고가의 태블릿을 자랑하며 값비싼 입시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그 비용을 대신 지원해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이미 여러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과연 이 아이가 복지 지원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이에게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한 아이의 번쩍이는 태블릿과 다른 아이의 닳아 해진 운동화가 겹쳐 보이며 마음이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부정수급 사례가 겹쳐 떠올랐습니다.
주소지만 옮겨놓고 여전히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
소득이 꽤 있지만 신고하지 않고 각종 지원금을 받는 사람,
심지어 외제차를 타면서도 생계급여를 받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금액도 적지 않았습니다.
수천만 원의 지원금을 챙기다 적발돼 전액 환수와 벌금을 받는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걸 “이 정도는 다 하는데, 못하면 바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도덕적 해이의 깊이를 보여주는 듯해 씁쓸했습니다.
그 뉴스를 보며 가장 마음이 쓰인 건, 그 사이에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부정수급은 단순히 세금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 그 혜택을 받아야 할 또 다른 아이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간식비를 모아 친구들과 피자를 시켜 먹을까 고민하는 아이,
새 학기마다 ‘올해는 새 운동화를 신을 수 있을까’ 기대하는 아이.
이들의 설렘과 기다림이, 누군가의 거짓 손길에 가려져서는 안 됩니다.
복지 제도는 무조건 베푸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정확히 닿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감시가 더 촘촘해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건 내 몫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강한 양심을 함께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양심이야말로 우리가 서로를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일 테니까요.
“내 몫이 아닌 것을 거절하는 순간, 진짜 필요한 누군가의 삶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