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규와 민구와 일도
제5면체 수천수
위험한 강물
하늘이 강으로 들어와 있다. ‘이섭대천’ 위험한 큰 강물을 건너야 한다.
사설 전자 서비스센터는 이제 서울을 피해 지방으로 지방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민구, 일도, 학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여수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허름한 방을 얻어 함께 생활하며, 아침밥은 내근 기사가 책임졌다. 이곳에서도 그들의 기사 생활은 계속되었다.
어느 날, 학규는 도박판에서 불같이 화를 냈다. 섰다 판이 벌어졌고, 돈이 한쪽으로 몰리는 상황을 목격한 학규는 속임수를 알아차렸다. 그는 상대방의 손을 낚아채며 외쳤다.
“너 속임수 쓰는 거지?”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손에서 화투 한 장이 밑으로 떨어졌다. 학규는 그가 세 장의 패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교묘하게 숨기고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규는 상대방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고, 민구와 일도는 학규를 말리며 딴 돈을 모두 돌려주게 하여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몇 달 후, 일도는 서울로 올라갔고 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민구에게 이상한 소리를 남긴 채 떠났다. “민구, 이번에 서울로 가면 못 내려올 수도 있어.” 민구는 일도의 말에 변화가 있음을 직감했다.
일도가 언급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이라는 책에 흥미를 느낀 민구는 그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비록 긴 대하소설이라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일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날, 일도가 여수로 돌아왔다. 학규는 자취방 주인의 딸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도는 기뻐하며 민구와 함께 셋이서 술자리를 가졌다. 아늑한 술집에서 학규는 일도에게 술을 권했다.
“내가 친구로서 술은 받지만 마시지는 않을 거야.”
민구는 담배를 건넸다. 일도는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끊기로 결심했다. 꿈속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꿈을 꿀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난 이젠 술도 담배도 피우지 않기로 했어.”
학규는 웃으며 술을 권했지만, 일도는 단호히 거절했다. 민구는 일도의 진정한 결단을 느꼈다. 결국 일도는 서울로 다시 올라가 우리 곁을 떠나 자취를 감췄다. 일도는 신을 찾아 새로운 세계로 떠난 것이었다.
민구와 학규는 일도의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갔다.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들은 추억 속에 남아있었고, 일도의 결단은 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수에서의 삶은 여전히 이어졌지만, 일도의 부재는 그들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들은 일도가 떠난 이유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학규는 얼마 후 자취방 주인의 딸과 결혼하고 그녀를 데리고 강원도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다. 아버지가 하던 천막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도는 신앙을 위해서 떠났고 학규도 이곳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제 민구만이 이 세계에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