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이윤보다 사람을 남겨야 한다”
신용호 창립자가 교보생명의 인재 철학과 교육사업을 설명하며 자주 인용했던 문장이다. 이윤을 넘어 인재 양성과 교육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기업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세계를 뒤흔든 리더의 생애
신용호 창립자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점은 1958년 교보생명의 설립이었다. 당시 한국은 6·25 전쟁의 후유증으로 경제와 교육, 사회 전반이 붕괴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그날그날의 생존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제조업이나 무역업으로 눈을 돌리던 시절, 신용호는 아무도 관심 두지 않던 '보험'이라는 업종에 뛰어들었다. 이유는 단 하나, '국민이 안심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소명감이었다.
그는 미국, 일본의 보험업을 연구하며 우리 현실에 맞는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 외국계 보험사들이 외국인을 위한 상품에만 집중하는 상황에서, 그는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으며,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보험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자본도 없고,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사업은 무모해 보였고, 대부분의 금융계 인사들은 그의 계획을 비웃었다. 그러나 신 창립자는 ‘교육보험’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자녀 교육을 위한 보험을 첫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 상품은 곧바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전쟁 후 미래를 걱정하던 수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이 성공을 기점으로 그는 보험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업 성공의 전환점이자, 우리 사회가 '보험'을 하나의 생활문화로 인식하게 되는 전환점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신 창립자의 이 선택은 단순한 사업적 도전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역사적 순간이었다.
리더의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
신 회장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1958년 교보생명의 창립이다. 당시 보험업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업종이었다. 사기성 모집, 비윤리적 판매, 미지급 사고 등으로 인해 ‘보험은 못 믿을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게다가 전후 경제난 속에서 대부분의 국민은 하루하루 생계를 꾸리기에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은 “가정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아이들의 교육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보험을 ‘교육 자금 마련의 수단’으로 재해석했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약속하는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발상이었다. 보험이 교육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은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보험은 돈 장사일 뿐’이라는 시선, “교육은 국가가 할 일이지, 민간이 할 게 아니다”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신 회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보험설계사들에게도 ‘영업 사원’이 아니라 ‘교육 후원자’라는 정체성을 부여했다. 교육보험 상품 개발뿐 아니라, 영업 방식과 고객 응대까지도 ‘가족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동반자’라는 이미지로 브랜딩했다.
결국 이 접근은 서서히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갔다. 특히 중산층 가정에서 ‘자녀를 위한 보험’이 필수로 여겨지며, 교보생명은 단기간에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게 된다. 신 회장은 “보험이 가족을 지키고, 그 보험사는 사회의 믿음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내세워, 직원들에게도 윤리와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이 터닝 포인트는 단순한 사업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사업에 접목시킨 선구적인 선택이었다. 당시 한국의 금융 환경에서 ‘공익적 금융’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를 실현해냈고, 그 결과 교보생명은 단순한 보험회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 교보문고 설립으로 이어지는 것도 이 철학의 연장선이었다. 책을 통해 국민의 지적 기반을 높이고, 보험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보장하는 구조. 신 회장은 돈보다 사람, 사업보다 철학을 먼저 생각했던 리더였고, 그 철학은 기업의 브랜드를 뛰어넘어 하나의 사회적 유산이 되었다.
거인의 어깨와 나란히 하려면
신용호 회장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사업에 철학을 더하는 능력’이다. 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닌,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보험은 그의 손에서 ‘수익 수단’이 아니라, ‘가정의 미래를 지켜주는 사회적 장치’가 되었고, 그 신념은 회사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이 능력은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하다. 제품은 모방당할 수 있고, 서비스는 따라잡힐 수 있지만, 철학은 복제되지 않는다. 독자가 사업을 시작하거나 조직을 이끌 때, 신 회장처럼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이 일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자문해보자. 그 철학이 강할수록, 조직은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철학은 단순히 슬로건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원칙이어야 한다. 신 회장은 직원 교육부터 고객 응대, 재무 구조까지 모두 그 철학에 맞게 설계했다. 독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철학을 조직 운영의 모든 층위에 녹여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리더는 진짜 리더가 된다. 신 회장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그걸 증명해냈다.
리더도 사람이다?!
한 번은 신 회장이 교보문고를 둘러보다가 한 학생이 두껍고 비싼 책을 들고 고민하는 걸 보게 됐다. 직원이 “학생, 나중에 사도 되잖아?”라고 하자, 신 회장이 조용히 다가가 “나중엔 절판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책값을 대신 내줬다. 학생보다 직원이 더 당황했다는 후문이다.